가전·스마트폰·반도체 이어 떠오른 신사업 낙점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AI(인공지능)를 낙점하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흑백 TV로 사업을 시작, 가전을 거쳐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굵직한 사업들을 성공시키며 반백 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 가치 6위의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50년의 동력을 AI 등 미래 사업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AI 포럼’을 해마다 개최하는 등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프린스턴대 교수와 만나 미래 AI 산업 발전 방향과 삼성전자의 AI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해 사람들이 디바이스를 쉽고 자연스럽게 쓰는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메뉴나 기능에 사람이 맞춰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AI를 활용하면 인간이 생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터페이스 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에코시스템을 주요 가치로 삼고 내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을 갖춘 다른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 집중해온 음성 인식 분야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실리콘 밸리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를 인수, 강력한 AI 비서 서비스 완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2017년 국내 스타트업 업체로는 처음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플런티는 대화형 AI 챗봇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다. 삼성전자는 플런티 인수로 AI 플랫폼 ‘빅스비’ 성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협력과 인재 영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를 출범시켰으며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했다.
이어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 교수,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했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다니엘 리 교수는 삼성 리서치에서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AI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국내 산학협력을 통해 한국 AI 총괄센터가 전 세계 AI 연구의 허브(Hub)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내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5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밀라 연구소 건물로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을 확장 이전했다. 밀라 연구소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 맥길대 연구진, 글로벌 기업의 AI 개발자가 협력하는 세계적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확장 이전과 함께 밀라 연구소 소속 사이몬 라코스테 줄리앙 몬트리올대 교수를 영입해 몬트리올 AI 랩장에 선임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요슈아 벤지오 교수 외에도 얀 르쿤 뉴욕대 교수, 리차드 제멜 토론토대 교수 등 세계적 석학과도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