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업 오너 2세인 박정길 총괄부회장(대표이사)이 2016년 취임 후 첫 장내매수에 나서 눈길을 끈다.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박 총괄부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공업은 박 총괄부회장이 8일부터 13일까지 2만8374주를 장내매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입규모는 1억3000만 원 규모로, 지분은 87만2724주(3.87%)에서 90만1098주(3.99%)로 늘었다. 전체 지분 증가율은 다소 미미하지만, 2016년 취임 이후 첫 장내매수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 낮아진 주가도 매입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 세종공업의 올해 주가는 1월 9660원을 기점으로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가 8월에는 3700원을 찍기도 했다. 이번 매입 기간 동안 박 총괄부회장의 평균 취득단가는 4535원 수준이다. 낮아진 주가 구간에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경영의지를 보내는 신호로 풀이된다.
경영권 확보도 마무리 지은 상태다. 2015년 2월 어머니인 서혜숙 회장과 박 총괄부회장, 차남 박정규 전 총괄사장이 보유한 세종공업 전량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인 에스제이원을 설립했다. 에스제이원은 세종공업 지분 40.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총괄부회장은 에스제이원의 최대주주(57.37%)로, 세종공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또 작년 말 차남 박정규 씨의 지분을 가져오면서 경영 승계가 뚜렷해졌다. 작년 10월 박 총괄부회장은 장외매매를 통해 박정규 씨의 지분 87만2724주(4.02%)를 매입해 주요주주로 등재됐다. 지난해 9월 차남 박정규 씨는 상습 도박과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지분을 정리해 세종공업 경영일선에서도 제외됐다. 이어 올해 1월 박정규 씨가 시간외매매로 보유 지분 전량(43만2719주)을 매도하면서 세종공업의 경영 승계는 마무리됐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이번 매입은 박 총괄부회장의 취임 이후 첫 장내 매수”라며 “주가안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과 올해 초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지분율이 희석되고, 주가도 부진했다”며 “향후 주가 부양을 위해 추가 지분 매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