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일 WTO 2차 양자협의도 '빈손'…법적 공방 간다

입력 2019-11-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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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위한 협의는 없어"…3차 협의 가능성 낮아

▲한일 간 2차 양자 협의의 한국 측 수석 대표인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한일 양국이 다시 한번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대화로 해결하는 것은 힘들어졌고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다면 신속하게 다만 충실하게 적절한 시기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무역기구(WTO) 2차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1차 협의와 마찬가지로 우리 측 대표는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이, 일본 측은 구로자 준이치로 경제산업성 다자통상체제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자협의에서 우리 측은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는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무역제한조치로 WTO 협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수출통제제도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조속히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일 측이 제시한 수출 제한 조치 사유와 무역 제한적이지 않다는 입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WTO 협정상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협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일본과 협의 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오늘 협의 결과를 서울에 돌아가서 좀 더 평가한 뒤 패널 설치 요청을 포함한 대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은 그간 두 차례에 걸쳐서 6시간씩 집중 협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조치와 입장에 대해 인식의 폭이 넓어졌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우리가 평가하기에 양측의 기존 입장이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양자 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면 된다"며 "협의를 위한 협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는 "이번 사안은 지소미아와 관련이 없다"며 "협의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측 수석 대표 역시 협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일본은 민생용으로 확인되고 군사 전용될 우려가 없는 것은 수출을 허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협의를 통해 사실관계 등에 대한 상호 인식을 깊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가 기존 주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한국 측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한국에 대해 시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 9월 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이후 양국은 WTO 무역 분쟁의 첫 단계인 당사국 간 양자 협의를 지난달 11일 처음 열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결국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제 관심은 패널 설치로 쏠리고 있다.

제소국인 한국의 요청으로 시작할 수 있다. 패널 심리는 분쟁당사국과 제3자국이 참여한 가운데 6개월 이내 완료한다. 최대 기한은 9개월이고 긴급 사안은 3개월 내 심리가 이뤄진다.

심리가 끝나면 양 당사국은 패널보고서를 제출하고 회원국이 회람 후 찬성하면 패널보고서를 채택한다. 패소국은 분쟁해결기구(DSB) 권고·결정에 대한 이행계획을 보고해야 하고 이행 시 타결된다. 합리적 기한 내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완전 이행 시까지 보상에 대한 협의와 DSB의 대응 조치가 각각 20일과 10일 내 이뤄진다. 통상 이 절차까지 15개월 안팎이 걸린다.

다만 상소가 제기된다면 양국 간 다툼은 3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 한일 수산물 분쟁의 경우 약 4년이 걸렸다.

정 협력관은 "패널 설치 요청을 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며 "(만일 패널 요청한다면) 신속성과 충실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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