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위 사업소득 11.3%·15.3% 늘었지만 4·5분위 10.0%·12.6% 줄어
최근 가계동향은 ‘매출이 줄었지만 비용도 줄어 흑자가 유지되는’ 불황형 흑자를 보는 듯하다. 분배지표가 크게 개선됐지만, 그 배경이 상위 분위 자영업 가구의 소득 감소라는 점에서다.
21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3분기 가구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으나, 이 중 사업소득은 4.9% 감소했다. 분위별로 1분위(하위 20%)와 2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11.3%, 15.3% 늘었으나, 4분위와 5분위(상위 20%)의 사업소득은 각각 10.0%, 12.6% 줄었다. 3분위도 0.8% 줄며 감소로 꺾였다. 전체 가구의 근로소득이 4.8% 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3~5분위 자영업 가구의 일부가 사업소득 감소로 1~2분위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1분위의 근로자 가구는 최근 고용여건 개선으로 상위 분위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1분위 근로소득이 6.5% 감소한 것도 근로자 가구가 상위 분위로 이탈하면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영업황 악화로 1분위로 떨어진 가구가 있고, 고용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니 떨어진 자영업자보다 (소득여건이) 나은 사람은 올라가는 것”이라며 “저소득 근로자 가구의 소득 상황은 나아진 것이고, (고소득 자영업 가구는) 자영업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하위 분위로) 내려오면서 가구구성 변화가 생각보다 큰 폭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분위별 가구구성 변화는 1·2분위와 4·5분위에서 큰 폭으로 이뤄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분위는 자영업 가구가 포함된 근로자 외 가구 비중이 각각 71.9%로 3.5%포인트(P), 43.3%로 1.8%P 확대된 반면, 4·5분위에선 27.9%로 5.1%P, 22.7%로 1.2%P 축소됐다. 3분위는 36.7%로 변동이 없었다. 결국 4·5분위의 근로자 외 가구가 3분위로 이동하고, 비슷한 규모의 근로자 외 가구가 3분위에서 1·2분위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황은 음식·숙박업과 개인서비스업에서 부진이 두드러진다. 3분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두 산업의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 2.6% 감소했다.
한편, 가구구성 변화에 따른 사업소득 증가에 힘입어 1분위 가구의 소득은 2017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증가했으나,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의존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3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공적이전소득은 49만4600원으로 19.1% 늘었는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19.4%)과 기초연금(22.6%), 사회수혜금(20.3%)이 모두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구 총소득 중 공적이전소득 비율은 지난해 3분기 31.5%에서 올해 3분기 36.0%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