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자신하고 있지만 미국 요구는 혼란스러워”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블룸버그미디어그룹 주최 ‘뉴이코노미포럼’ 만찬에서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류 부총리의 발언은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홍콩을 둘러싼 긴장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만찬에 참석한 소식통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는 연설에서 주로 국영기업 개혁과 금융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보호 등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의 핵심 요구사항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계획을 설명했다.
연설과는 별도로 그는 한 참석자에게 “미국의 요구에 대해 혼란을 느낀다”면서도 “1단계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양국이 1단계 무역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나서 시장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전날 1단계 합의가 연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부상하면서 하락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나보다 더 협상 타결을 원한다”면서도 “다만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SCI아시아퍼시픽지수와 뉴욕증시 S&P500선물지수는 이날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류허 총리의 발언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낙폭을 다소 축소했다.
다만 류허 부총리의 낙관적 발언은 미국 하원이 상원에서 통과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가결되기 전에 나온 것이어서 1단계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해당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 연구원은 “홍콩 법안이 1단계 합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은 올해 안에 여전히 미국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어느 시점으로 타결이 미뤄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있지만 돌발적인 트윗이나 발언이 없다면 연내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뉴이코노미포럼 이틀째인 이날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여러 심각한 도전에도 시장이 자원 배분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동시에 평화적인 발전을 길을 계속해서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국민은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단호하게 평화를 선택한다”며 “제로섬 사고와 냉전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