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 뒷면 착륙’으로 불붙은 우주전쟁…미국, 고삐 바짝 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지구 밖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잠잠했던 우주 탐사 경쟁은 중국의 ‘우주 굴기’로 올해 다시금 불이 붙기 시작했고, 중국의 추격에 놀란 미국도 바짝 긴장해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미·중 우주 전쟁의 시작은 올해 1월 중국이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쏘아 올려 인류 최초로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하면서다. 당시 중국은 자국의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통해 처음으로 신비한 달의 뒷면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2013년 창어 3호를 달의 앞면에 내려 앉히는 데 성공한 중국은 이로써 달의 앞·뒷면에 모두 착륙한 지구상 최초의 국가가 됐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 기술력을 자랑하던 미국은 이 소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이는 미국이 우주 탐사에 다시금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달 착륙 계획을 4년이나 앞당기는가 하면, 지난 8월에는 2002년 폐지했던 국방부 산하의 우주 방어 전담조직 ‘우주사령부’를 17년 만에 재창설하기도 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3월 기존 오는 2028년까지로 구상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유인 우주선 탐사 시기를 2024년으로 앞당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고 있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는 단순 달 탐사를 넘어 우주 식민지 건설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미국 우주인을 향후 5년 내 다시 달에 보내는 것이 이 행정부와 미국의 공식 목표”라며 “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는 것은 우리의 선택지에 없다”고 단언했다.
앞당겨진 달 착륙 계획 실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화력 지원’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5월 “나의 행정부 아래에서 우리는 NASA의 위대함을 되찾고, 달에 되돌아가려 하고 있다. 그 다음은 화성이다”라며, 내년 NASA 예산을 16억 달러(약 1조8900억 원) 증액할 수 있도록 의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반영분을 포함하면 내년 NASA의 예산은 226억 달러에 이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최근 NASA는 달 유인 탐사 계획을 위해 민간 기업들과도 손을 잡았다. NASA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5개 기업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파트너 업체로 선정했다. 최대한 달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민간 부분의 혁신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우주 굴기’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창어 5호를 발사, 월석 등 달에서 수집한 샘플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의 우주 굴기는 달을 넘어 화성으로 뻗어가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14일 내년 화성에 착륙할 탐사선의 성능 실험을 국제사회에 공개하면서 기술력을 뽐냈다. 오는 2022년이면 자체 우주 정거장도 완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