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4주기 맞아 시대정신 평가…“YS 정치철학 되새기고 실천하겠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며 단식투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썼다.
직접 말을 하기 어려울 만큼 체력이 저하된 황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중이다. 지난 20일 단식에 들어간 뒤 이날까지 3일간은 국회 천막에서, 3일간은 청와대 주변 텐트에서 밤을 지냈다. 특히 이날은 비가 내린 뒤 찾아온 강추위로 단식 농성에 뒤따르는 어려움이 더욱 컸다. 그는 전날부터 대부분 시간을 누워 지내고 있다.
또 황 대표는 이날 김영삼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원조’ 단식투쟁을 벌였던 시대정신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대통령님의 정치 철학을 되새기고 단호히 실천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지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 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좌파 독재의 다른 이름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연비제(연동형비례대표제)법을 막기 위해 우리 당은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다. 자유민주세력을 살리고 나라 살리기 위한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황 대표의 텐트에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인명진 목사 등 주요 인사들이 차례로 방문했다. 이 대표의 방문 당시 황 대표는 바닥에 계속 누운 채 거의 미동도 하지 못했지만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악수를 했다. 이 의원도 “그만하시고 병원을 가셔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황 대표는 “정신은 또렷하다. 아직 건강하니 걱정하지 말라. 자꾸 말리지 말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이날 황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황 대표가 참석하지 못해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신 회의를 주재했다. 황 대표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도 참석했지만 초반 잠시 머물다가 농성장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