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2세들이 온라인 승부수를 띄웠다.
신원 박성철 회장의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과 형지 최병오 회장의 장녀인 형지 I&C의 최혜원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온라인 강화’ 기치를 내걸고 온라인몰 개편,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 등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유통 채널에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의 온라인 사업 강화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데 따른 현상이다. 이들은 비대면(언택트) 방식의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다.
신원 박정빈 부회장은 올해만 신규 브랜드를 2개 론칭했다. 이 중 하반기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 ‘지나식스(GINNASIX)’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원 역사상 온라인 전용 브랜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나식스는 신원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신원몰’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지나식스는 프랑스 정통 패션을 지향하는 프렌치 세미 캐주얼 여성복이다. 박 부회장은 앞서 신원몰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2017년 5월 론칭한 신원몰을 운영하는 E-biz 사업부의 매출은 2017년 125억 원에서 지난해 2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박정빈 부회장은 첫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신원몰의 성공에 이은 새로온 온라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나식스를 론칭했다”며 “밀레니얼이 원하는 트렌디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예작, 캐리스노트 등의 패션브랜드를 보유한 형지I&C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 형지 I&C는 형지 창업주 최병오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형지I&C는 최근 ‘뉴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기존 백화점 중심의 유통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
뉴비즈니스팀을 통해 형지I&C는 내년 상반기 중에 온라인 전용 여성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형지I&C는 이번 조직 신설로 최근 3년간 매년 5% 이상 성장하며 현재 전체 매출의 약 20%까지 끌어올린 온라인 매출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혜원 대표는 “온라인 비즈니스 강화는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과감한 외부인재 영입, 상황에 따른 조직 신설 및 축소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패션업계는 신원과 형지I&C의 온라인 비즈니스 강화 배경을 휠라코리아에서 찾는다.
2016년 3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휠라코리아는 2세인 윤근창 대표가 취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윤 대표가 취임 후 도입한 혁신적인 판매 전략 중 하나가 온라인 사업 강화다. 2016년 공식 온라인몰을 재단장한 윤 대표는 온라인 단독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완판 신화’를 썼다. 휠라는 지난해 매출 2조9546억 원, 영업이익 3571억 원을 기록하며 불황이 덮친 패션업계에서 나홀로 승승장구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조7939억 원, 영업이익 2607억 원을 기록하며 또 한번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