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평화 회담과 ‘해외 주둔 미군 축소’를 외교 성과로 과시할 셈
WSJ에 따르면 전날 남부 플로리다에서 연설을 마친 트럼프는 현지에서 추수감사절 휴일을 보내던 중 갑자기 극비리에 워싱턴 교외 공군 기지로 돌아가 아프간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을 방문한 건 2017년 취임 이후 처음이며, 전투 지역을 방문한 건 2018년 12월 이라크 이후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반정부 무장세력인 탈레반과 평화 회담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9월 탈레반이 미군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평화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미국 언론은 미국과 탈레반 대표가 10월 파키스탄에서 만났다고 보도했으나 미국 측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감축에도 불구하고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나 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와의 싸움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지 주둔 미군을 8600명으로 줄이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둔 규모는 1만4000명에 못 미친다. 그러면서 “평화에 합의하거나 완전히 승리할 때까지 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에 2시간 반 정도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군 병사들을 앞에 두고 짧게 연설한 후, 아프간 최대 미군 기지인 바그람 공군 기지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병사들에게 칠면조를 대접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전격 방문은 미군과의 관계를 개선할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전쟁 범죄 혐의가 있던 해군 특수 부대원의 처우에 개입하고, 24일에는 개입에 반발한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을 경질했다. 이에 대해 여러 미군 고위급 관계자가 불만을 표시하면서 대통령과 군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을 취임 후 처음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병사들을 격려하는 한편, 평화 협상 재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외교적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