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9일 오후 '데이터 3법' 중 하나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자유한국당의 억지에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과방위 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김성수·박광온·변재일·이개호·이상민·이원욱·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데이터 3법의 한 축인 정보통신망법의 오늘 본회의 처리가 한국당의 억지와 생떼로 끝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 관련 유사·중복 조항을 정비하는 것으로 내용상 이견이 없다"며 "그런데 한국당의 김성태 간사는 3일 전 갑자기 '포털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방지하는 내용'(실시간검색어제재법)을 함께 논의해 처리하자며 제동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터 3법은 이미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사항"이라며 "다른 내용을 덧붙이거나 조건을 연계할 하등의 이유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민주당은 데이터 3법 처리의 시급성을 고려해 '오늘 데이터 3법을 처리하고, 다음 주에 실검법과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주요 법안을 논의하되 실검법을 '우선처리'한다'고 야당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러자 이번에는 '실검법 통과를 약속하지 않으면 아무 법도 논의할 수 없다'며 생떼를 부리고 또 한 번 제동을 걸었다"며 "데이터 3법 처리를 어떻게든 막고자 하는 저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호소했다.
또 "현재까지 민주당은 한국당으로부터 실검법과 관련해 그 어떤 법안 목록조차 전해 받은 바 없다"며 "법안 내용도 전혀 모르는데 '법안 통과부터 확약해달라'고 생떼 쓰는 한국당의 행태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날세웠다.
이들은 "데이터 3법 심사를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의 속내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며 "한국당 측의 이러한 생떼쓰기·발목잡기·딴말하기로 과방위는 '식물 상임위'가 되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과방위에는 정보통신기술(IT) 업계의 간절한 소망인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처리를 기다리는 법안이 산적해 있다"며 "그런데도 간사 간 공식협의가 무려 한 달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법안소위는 날짜조차 잡지 못한 채 한없이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연히 열어야 할 상임위 회의를 '제발 열어달라'고 읍소·애걸해야 하는 국회 과방위의 현실에 심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망하고 창피할 따름"이라며 "한국당은 이제라도 법안심사에 성실히 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망법은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중 유일하게 소관 상임위원회의 첫 관문인 법안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노웅래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과방위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 2시까지 법안소위 일정을 잡지 않으면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소위의 역할을 전체회의로 끌어올리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