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대표이사가 난항을 겪을 때마다 1억 원어치 장내매수해 투심 달래기에 나섰다.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해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회사 이슈가 이상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내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현호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1억 원 규모로 330주를 매집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108만4254주에서 108만4584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변동없지만, 저평가 구간에서 장내매수를 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메디톡스는 난항을 겪고 있다. 연내로 예상한 뉴로녹스의 중국 허가가 지연됐고, 안정성 시험 결과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식약처 조사도 받았다. 10월 식약처는 수출용 메디톡신 일부를 강제 회수·폐기 명령을 내리면서 당일 주가는 급락했다. 4일 식약처는 그 후속 조치로 제조된 지 24개월이 넘은 메디톡신에 대해 회수 명령을 내렸다. 현재 대웅제약과 ITC 소송도 진행 중이다. 예상보다 많은 소송 비용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2.1% 감소하기도 했다.
악재 이어지자 주가도 내림세를 보인다. 2018년 7월 83만6413만 원까지 치솟던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다가 같은 해 10월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4월 63만1900원을 기점으로 잇단 악소식이 들리면서 내리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달 11일에는 28만17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고 현재까지 저점 구간에 머물고 있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정현호 대표이사는 지분매집에 나섰다. 올해만 14차례 장내매수에 나서 30억 원(약7000주)어치 사들였다. 특히, 회사 이슈로 주가가 급락할 때 한 번에 1억 원어치 지분을 매입했다. 7~8월과 10~11월 총 네 차례로, 7월 불법유통 의혹부터 11월 중국허가 지연 등 해당 소식 시기와 장내매수 시기가 모두 일치한다.
정현호 대표이사의 지분매집을 두고, 반등 기회가 머지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최근 주가 하락을 일으킨 중국 허가 불발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품목허가 ‘거절’이 아닌 심사 단계로서 ‘반려’이기 때문에 중국 허가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로녹스의 예상 중국 품목허가 승인 시점 내년 1분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이어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톡신 균주 논란도 내년 6월부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내년 2월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해 6월 미국 소송 예비판결을 나온 뒤 당해 말 최종 판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에 중국의 시판허가와 각종 소송이 마무리된다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고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