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일탈행위, '유아 자위' 대하는 부모 태도서 비롯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성남 어린이집 사건과 관련해 “6세 미만 아동이 관련된 문제에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장품산업 육성대책’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을 설명하는) 가장 넓은 범위의 용어가 성적 일탈행위일 것”이라며 “어른에게 적용되는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면 아이를 보호할 의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아이들의 성적인 일탈행위에 대한 인식이나 대책이 참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부모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지, 기관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유아의 ‘성적 일탈행위’란 무엇이고, 성인의 ‘성폭력’과 어떻게 다를까.
유아기에 발생하는 성적 일탈행위는 ‘자위’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의 소아성욕 발달단계 중 남근기에 발생하는 흔한 현상이지만, 이를 억압·위협 등 잘못된 방식으로 대하면 자칫 자위행위 집착이나 타인에 대한 성적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유아 자위는 3~5세 유아가 모서리에 성기를 문지르거나, 손으로 성기를 비비는 현상이다. 이는 성욕 해소를 위한 성인의 자위와 다르다. 이 시기엔 조이는 옷을 입거나 대소변을 닦는 등 우연한 기회에 성기 주변에 자극을 느끼고, 이를 놀이로 여기게 된다. 여아에게서도 흔하게 발견된다. 남아에 비해 조이는 바지를 많이 입어 우연히 자극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부분의 유아는 이내 자위행위에 흥미를 잃고 다른 놀이로 관심을 돌린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가 부모의 잘못된 대응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리력을 사용해 자위행위를 중단시키거나, 행위를 과도하게 질책하면 자위행위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혹 애정결핍이나 정서불안이 자위행위 집착으로 나타난다. 또 ‘고추가 썪는다’는 식의 위협이나, 폭력을 동반한 훈계는 욕구를 다른 방식으로 분출하게 할 우려가 있다.
심리학자 황상민 박사(황상민 심리상담소 대표)는 “유아 자위는 부모가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책하고 금기시할수록 증상이 심해진다”며 “다른 놀이로 흥미를 돌려 자연스럽게 실증을 느끼도록 해야지, 이를 특별한 문제로 보면 아이들은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자위에 대한 집착이 관심이나 위안을 받고 싶다는 심리상태의 표출일 수 있다”며 “그럴 땐 행위를 억압할수록 그 행위에 더 매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극단적인 부작용은 유아의 억제된 욕구가 타인에 대한 학대로 나타나는 경우다.
실제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선 유아가 또래와 어울리지 않으면서 과도하게 자위행위에 집착하거나, 다른 아이에게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대부분은 해당 유아의 부모가 유아 자위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경우라고 한다. 한 유치원 종사자는 “아이가 성적 이상행동을 보이면 부모에게 알리는데 ‘우리 아이가 다섯 살인데 정말로 자위를 했겠느냐’,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반응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유아의 성적 일탈행위를 유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황 박사는 “아이들의 호기심이나 의미 없는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된 행동을 어른의 성적 통념에서 도덕적 위선으로 판단해 단죄하려는 건 비이성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