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치킨 문화를 ‘KFC(Korean Fried Chicken)’라고 부르며 그 인기 비결을 소개했다. 튀긴 닭의 원조인 미국의 KFC(Kentucky Fried Chicken)에 빗댄 것으로, 치킨계의 신흥 강자를 집중 조명했다.
우선 SCMP는 한국에서 치킨집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나 ‘써브웨이’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 2월 현재, 한국에 8만7000개의 치킨 매장이 있다면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이 3만8000개, 써브웨이 매장이 4만3000개란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SCMP는 한국 KFC가 미국 KFC보다 더 바삭하면서 신기하게도 기름이 적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그 비결이 두 번 튀긴 데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식 KFC 전문가에 따르면 1차로 기름 온도가 300도에 도달했을 때 닭고기를 3분 동안 튀기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후 한 번 더 튀기는 과정을 거치면 튀김 옷이 노릇노릇해지고 바삭함을 더하게 된다. 한 번만 오래 튀기면 기름이 스며들면서 느끼해지지만, 두 번 튀기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살은 부드럽게 유지할 수 있다.
SCMP는 한국 치킨이 ‘국민 간식’이 되기까지의 역사도 소개했다. 한국인들은 한국전쟁(1950~1953) 때 한국에 주둔한 미군들에 의해 미국식 치킨을 처음 접했다. 그때까지 한국에서는 백숙 같이 삶아 먹는 방식이 대세였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나지 않아 한국의 식탁은 튀긴 치킨으로 싹 바뀌었다. 다만 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까지만 해도 치킨은 한 달에 한 번 월급날에나 먹을 수 있는 특별 간식이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두 가지 변화가 생겨났다. 기름과 닭고기가 싸진 것이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각자 치킨을 튀겨먹었고, 밀가루를 입히고 양념을 뿌리는 등 변주를 시작했다.
이후 치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기업들이 치킨 시장에 뛰어들었고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 2000년대 한국 드라마와 2002년 FIFA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치킨 붐이 일었고 또 찬 맥주와 짝을 이룬 ‘치맥’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민 간식’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 치킨의 인기는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미국 KFC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