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복지 증진 목적으로 시행된 우리사주조합제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보호예수가 끝난 후에도 팔지 못해 발이 묶인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코스닥에 입성한 코리아센터는 고평가된 우리사주조합 물량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지난해 6월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하고, 보통주 17만2445주를 주당 2만1000원에 출연한 바 있다. 최종 공모가 1만8000원 대비 한참 높은 수준이다. 보호예수기간은 끝났지만, 우리사주 매입가격이 9일 종가 1만8400원 보다 낮아 시장에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상장한 두올 주가 역시 공모가를 넘어선 적이 없다. 당시 주당 공모가는 8500원으로, 50% 무상증자 실시 후 주당 기준가는 5695원으로 조정됐다. 2017년 7월 보호예수가 풀렸지만, 이후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지속해 3000원대에서 움직이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하이즈항공, 크리스에프앤씨, 클리오, 핸즈코퍼레이션 등의 우리사주조합도 주가 하락에 한숨만 내쉬는 처지다. 통상 우리사주조합에 참여해 주식을 받을 때, 자기 자금이나 대여제도를 이용한다. 자기 자금을 활용했다면, 돈이 묶인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해 손실을 입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대여제도를 이용한 경우로, 이자지출에 이어 주가하락까지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한 상장사 IR담당 임원은 9일 “우리사주 대출로 3% 초반의 이자를 내게 되는데, 복지의 개념으로 일정 기간 이자를 지원해주는 회사도 많다”며 “만약 큰 금액을 대여한 경우, 장시간 이자비용 지출에 이어 우리사주를 팔지 못해 이직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우리사주조합 활성화와 재산 보호를 위해 보완책이 마련됐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근로복지기본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우리사주 손실 보전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우리사주손실 보전제도 관련 상품도 없을 뿐더라 실적도 전무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금융에서 우리사주조합에게 대여할 경우, 일종의 담보가 필요한데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회사는 해당 제도를 이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차라리 우리사주조합에게 자금을 빌려주거나 비상장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일정가격에 환매해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사주 손실보전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보편적으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건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뜻이며, 파장된 제도 역시 활발하게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