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도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당정, ‘김용균 1주기’ 후속책 발표

입력 2019-12-12 08:29수정 2019-12-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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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사 안전관리 의무 대폭 강화…적정임금제‧정규직화 등 처우개선 추진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고(故)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정부이행계획 당정발표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발전사의 하청업체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원청(발전사)의 책임이 크게 강화된다. 또 발전산업 노동자의 임금 개선과 연료‧설비운전 분야의 정규직화가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2일 국회에서 당정 TF(태스크포스)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고(故) 김용균 산재 사망사고 원인규명 및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권고에 대한 정부의 이행계획이다. 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당시 24세의 나이로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특조위는 사고의 근본 원인이 위험의 외주화에 있다고 보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력산업의 원·하청 구조를 대폭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당정은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도 적용 대상에 ‘발전산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산재 통합관리제도는 원청의 산재 지표에 원청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하청 근로자의 산재를 포함해 산재율을 산출하는 제도다. 현재 500인 이상 제조업·철도운송업·도시철도운송업 등에 적용되는데 여기에 발전업을 추가하는 것이다. 발전사들이 산재 통계를 미제출·허위제출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산재율이 높은 발전사의 경우 이 내용이 공표되고 정부 포상 등에서 제외된다.

당정은 내년 중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개사가 산재 통계와 유해·위험정보를 공유해 관리하도록 ‘통합 DB’를 운영하고, 모든 공공기관의 산재 통계를 분기별로 공표하기로 했다. 발전소의 위험요인에 대해 원·하청이 함께 대처하도록 ‘안전보건관리 조직 간 통합협의체’를 운영하고, 발전사 위험성 평가에도 원·하청 노동자가 모두 참여한다.

아울러 발전산업 노동자의 고용·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료·설비운전 분야는 발전 5사 통합협의체 합의 결과에 따라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어 정규직화를 신속 추진할 예정이다. 경상정비 분야는 정비계약기간 연장, 안전·기술 중심의 종합심사낙찰제 변경 등의 방안을 통해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 가기로 했다. 발전사에 대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하청 노동자의 작업현장 관련 개선 요청을 얼마나 수용했는지 등을 경영평가 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내년 1월부터 2년간 발전사와 민간협력업체 간 협약을 통해 ‘적정노무비 지급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발전사가 현행 경상정비 공사금액의 5%만큼을 노무비로 추가 지급하도록 낙찰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무비를 합리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발전산업 세부업종·경력·자격에 따른 적정노무비 단가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적정임금제 도입도 추진한다.

안전개선 조치도 병행한다. 당정은 내년 3월 중 위험작업 기준을 확정하고 2인 1조·교대제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장별 맞춤형 유해화학물질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노동자 건강관리를 위해 올해 안에 모든 발전소에 산업보건의를 위촉하고 인근 병원과 응급환자 신속대응 시스템을 구축한다. 모든 발전사에 사장 직속 안전전담부서를 설치하도록 하고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평가에 산재 예방 노력 평가 지표를 추가한다.

당정 TF 팀장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안전한 일터 문제는 오랜 기간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일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당정이 각별한 관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꾸준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차영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다시는 구조적 문제로 안타까운 산재 사망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관장 책임하에 각 부처·기관별 자체점검은 물론, 국무조정실 주관의 TF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점검해 나가겠다”며 “언론에서 지적한 안전등·안전펜스 설치, 마스크 지급 등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불시점검 등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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