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국당ㆍ군소 야당 모두 압박…정의 “개혁 정신 살려 마지막 협상해야”
여야가 15일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6일 국회 본회의 개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여야 교섭단체 3당 합의는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4+1' 협의체 차원의 협상도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는 한층 안갯속에 빠졌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4+1' 협의에서 선거법과 관련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선거법과 관련한 조정안, 협의안 등은 더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며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원안을 훼손하려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런 원칙 아래에 내일부터 다시 교섭단체 간 협의, '4+1'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원내교섭단체 3당간의 협상과 '4+1' 협의체와의 협상 등 '투트랙 협상'을 계속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ㆍ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의 선거법 원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안 상정 시 평화당과 대안신당 등의 반대로 부결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이러한 '초강수' 발표는 연동형 캡 수용 불가와 석패율제 9석 등을 주장하고 있는 정의당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의 원칙과 본질을 수호하기 위해 민주당의 거듭되는 개혁 후퇴에 대해 이견을 제기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개혁을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민주당에서 개혁 정신을 제대로 살리고, 함께 개혁의 험난한 장도를 걸어온 파트너들과 성실하게 마지막 협상을 다 해주기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은 16일 '4+1' 협의체와 대화를 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을 일괄 상정하려는 계획은 사실상 실행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을 향한 공세와 압박에도 나섰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황교안 대표의 '야당독재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제 한국당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사실상 사망 선고를 내렸다"고 비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의사당도 아닌 거리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는 것은 제1야당의 입장을 적당히 반영해 그냥 강행 처리하라는 말로 들린다"며 "한국당은 역사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노선 전환의 결단을 내리고 패스트트랙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을 향한 공세와 '4+1' 협의체 비난 여론전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12조원의 예산안은 제1야당이 배제된 채 불법 처리된 총선 매표용 예산이었다. 극단적 복지 포퓰리즘의 마약이었다"며 "예산안 날치기에 이어 선거법과 공수처법, 이 양대 반민주 악법의 날치기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독재와 복지 포퓰리즘은 망국의 조합"이라며 "대한민국이 망국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 의장이 16일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방침을 시사한 것을 두고 "아들의 지역구 세습공천을 위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한 것에 모자라 국회법을 어기는 행동을 또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문 의장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기를 결정한다면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