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로 불렸던 40대 초반 직장인 A차장. 그는 요즘 'Z세대'에 대해 공부하느라 바쁘다. Z세대의 사회진출이 시작됐는데, 도통 그들을 알 수 없는 탓이다. A차장은 "내년에는 신입사원으로 Z세대 친구들이 더 많이 들어올텐데, 그들을 먼저 알아야 대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X와 Z세대 중간에 낀 Y세대는 샌드위치 신세다. 나름대로 시대의 주역이고 깨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위ㆍ아래로 모두 원활한 소통에 힘든 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Z세대가 미래 소비의 주역이자 기업 문화를 바꾸는 젊은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잠재력을 가진 세대다. 그런 Z세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회사의 간부로 자리잡고 있는 X세대와 입사 1~2년차의 Z세대, 그리고 그 중간인 Y세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기업 성장의 열쇠다.
X세대는 1970~1980년에 태어난 이들이다. 경제적 풍요 속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Z세대(밀레니엄 세대)는 1995년 이후 출생한 이들을 말한다. 수직적인 관계 대신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로운 의견 제시와 소통을 추구한다. 회사보다 사생활이 먼저이며, 현재의 행복에 집중한다.
Y세대(1980~1994년 태생)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고 워라밸(work-life balanceㆍ일과 삶의 균형)과 욜로(You Only Live Onceㆍ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등을 핵심가치로 삼는다.
Z세대의 등장으로 X세대는 긴장하고 있다. 기업문화가 흐트러질 것이란 위기감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기업 인사담당자 422명을 대상으로 ‘펭수 같은 신입사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 펭수는 할 말 하는 요즘 Z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최근 신입사원(1990년대 중·후반)은 1년 내 조기 퇴사율도 높다. 취업포탈 사람인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6%가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경험을 갖고 있었다. 하는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하면 의욕을 잃기 쉬운 Z세대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Y세대는 가끔 꼰대짓을 하는 X세대 상사들이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툭하면 자리를 박차고 회사를 떠나는 Z세대 후배들도 이해하기 어렵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이들 세대가 조화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 현장 내부의 핵심이슈는 바로 세대 차이"라며 "Z세대를 버릇없다고 욕하기보다 그들을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말을 젊은 직원들이 비꼬아 “라떼는 말이야'로 표현한다고 해서 이런 표현을 후배들과 소통할때 삼가하는 편"이라고도 했다.
직장인들이 Z세대를 공부하는 것도 이 같은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다. 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 역시 직접 유튜브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일하는 등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Z세대의 자유분방함을 존중해 준다면 기업과 조직의 해묵은 난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