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15~20일)에는 굵직한 인수·합병(M&A) 체결 소식이 이어졌다. 저가항공사(LCC)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에서부터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코오롱의 계열사 매각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의 생존전략의 방편으로서의 M&A가 진행됐다.
◇‘선택과 집중’ 나선 코오롱, 비핵심 계열사 매각= 코오롱그룹이 화섬사 제조기업 코오롱화이버 지분 100%를 매각한다. 센트로이드-옐로씨 컨소시엄은 19일 코오롱화이버 주식 100%를 61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코오롱화이버는 유아용 기저귀, 여성용 생리대 등에 사용되는 위생용 부직포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5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에서 분사됐다. 이번 코오롱화이버의 매각은 핵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인터스트리가 SKC와의 합작사인 SKC코오롱PI의 지분 매각에 나서는 등 전반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적자’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18일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 양해각서(MOU)를 맺고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오는 31일 이스타홀딩스와 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51.17%)로 매각가는 695억 원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매각 협상은 제주항공이 먼저 제안했으며 이스타항공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덩치를 키워 업계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제주항공과 경영난에 허덕이던 이스타항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가능했던 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사의 M&A가 전반적으로 경영난을 겪는 LCC 시장 재편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국내 LCC들은 경기 침체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의 여파에 올해 2, 3분기(4∼9월)에 대부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5위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지난해 말 기준)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에 달하는 등 재무현황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맥쿼리 인프라 펀드 가스업체 인수= 맥쿼리는 16일 MBK파트너스로부터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약 2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대성산업가스 인수 주체는 맥쿼리인프라스트럭쳐리얼에셋(MIRA)의 맥쿼리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PEF)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 PE)와는 다르다. 대성산업가스는 1979년 대성산업(현 대성합동지주)과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합작 설립한 회사다. 국내 대기업들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국내 1위 산업용 가스업체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MBK파트너스가 1조8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번 매각으로 MBK는 인수 2년 만에지분 매각가격 기준으로 7000억원 이상의 투자차익을 올리게 됐다.
◇9개월 만에 LG유플러스 품에 안긴 CJ헬로=유료방송 시장도 M&A에 따른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최종 승인한다고 밝혔다. 알뜰폰 활성화를 내세운 조건부 승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CJ ENM이 보유 중이던 CJ헬로 주식 53.9% 중 50% 1주를 8000억 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후 당국에 승인을 요청한 지 9개월 만에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 경제업체인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합병을 진행 중이다.
이들의 M&A 절차가 마무리되면 통신 3사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 21.4%, SK브로드밴드 14.7%, LG유플러스 12.4%, CJ헬로 12.3%, KT스카이라이프 9.9%, 티브로드 9.3% 순이다. 앞으로는 KT(KT KT스카이라이프) 31.3%, LG유플러스(LG유플러스 CJ헬로) 24.72%, SK브로드밴드(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24.03%로 재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