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반무슬림’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 격화...사망자 24명으로 늘어

입력 2019-12-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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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명 이상 선전·선동과 폭력 혐의로 구금

▲19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방송용 차량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러크나우/AP뉴시스
인도에서 무슬림을 차별하는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어났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시민권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위로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시위대 14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특히 바라나시에서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시위대 인파에 짓밟혀 8세 소년 한 명이 숨졌다. 또 이날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람푸르에서 열린 시위에서 시민 한 명이 숨졌다. 인도 카르나타카주에서도 최근 열흘 새 두 명, 북동부 아삼주에서 6명이 숨졌다.

지난 11일 의회를 통과한 시민권법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온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시크교도, 자인, 파르시 신자에게 시민권 신청 자격을 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13억5000만 명 인도 인구 가운데 14%를 차지하는 무슬림(이슬람 신자)을 배제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약 2억 명의 인도 무슬림은 ‘반무슬림법’이라며 시민권법 개정에 반발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까지 7000명 이상이 선전·선동, 시위 현장 폭력 혐의 등으로 구금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시위가 격화되자 시민권법 개정 관련 시위를 전면 금지하고, 뉴델리 일부 지역과 서벵골주, 아삼주 전체,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시 등으로 전화망과 인터넷 통신 차단 구역을 확대했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곳의 통신망을 차단해 SNS를 통한 선전·선동, 실시간 정보공유를 막고 있다.

현재 인도 내 시위 발생 지역의 식당과 상점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한편 인도 사태와 관련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인도는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한다는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종교에 따라 시민권 획득 기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무슬림이 정당한 절차로 시민이 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인도 13억5000만 명 인구 가운데 절대다수인 80%가 힌두교를 믿는다. 무슬림은 14%를 차지하며 기독교도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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