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GDP대비 가계·기업신용 각각 93.4%·101.1%..금융불균형 축적 가능성 주의깊게 봐야
가계와 기업의 빚 증가세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4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경제체력에 비해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불균형 축적 가능성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명목GDP대비 민간신용 비율도 전분기대비 2.4%포인트 상승한 194.5%에 달했다. 이는 2017년 4분기 181.9%로 잠시 주춤한 이래 7분기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명목GDP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3.4%로 전년동기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신용 비율도 101.1%로 전년동기보다 6.0%포인트 늘었다.
다만 한은은 부채가 늘었다기보다는 성장률이 낮아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가계부채는 3분기말 기준 1572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4년 2분기말 2.7% 증가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기업대출은 1153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5% 늘었다. 견조한 투자수요와 발행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전분기대비 9000억원 늘어난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부채비율은 6월말 77.6%로 전년말(75.3%) 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가계부문에서는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 기업부문에서는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기업 신용평가가 악화되는 점 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금융기관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나, 일부 비은행업권에선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보험회사(0.59%)와 상호금융조합(0.56%)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여타기관(증권 1.07%, 여신전문 1.27%, 저축은행 1.77%)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이재화 한은 안정분석팀장은 “향후 국내외 성장세 둔화,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취약성 내지 시스템 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며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경제주체들의 수익추구 성향 강화, 부동산 및 고위험자산 자금유입 확대, 금융불균형 축적 가능성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