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KT의 차기 CEO 후보로 확정됐다. 내년에는 5G 경쟁과 케이블 TV 인수합병 등 많은 과제가 남아있어 구현모 후보가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구현모 후보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다”라며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 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후보는 1987년 KT에 입사한 정통 ‘KT맨’으로 내부의 다양한 이슈를 경험한 인물이다. 황창규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으로 그룹의 미디어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과거에는 KT와 KTF 합병, 2014년 구조조정, LTE 정식 서비스 등 다양한 사건에서 핵심 역할을 맡기도 했다.
현재 KT는 내외부적으로 구현모 후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미래 먹거리를 위해 5G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내년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는 5G 서비스의 마케팅 비용과 시설 확충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경쟁사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만한 핵심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도 구현모 후보의 몫이다.
유료방송 분야에서도 결단력이 필요하다.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으며 내년에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합병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KT가 추진한 딜라이브 인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결론이 나지 않아 중단돼 있는 상태다. 유료방송 부문에서 법적으로 활로가 막힌 상태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K뱅크 대주주 전환 문제도 남아있다. 금융당국 K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KT는 계속 탈락하며 일반 주주에 그치고 있다. 안정적인 은행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이외에도 전·현직 회장의 비위 혐의 등으로 인해 떨어진 기업의 불명예를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이석채 전 회장은 김성태 의원의 딸 부정 채용 혐의로 인해 구속됐으며 황창규 현 회장은 2014~2017년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후원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정치자금 후원 혐의에는 구현모 후보 역시 송치돼 있어 이미지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2년 전만해도 3만5000원대까지 올랐던 KT주가는 현재 2만 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 이를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한편 KT 이사회는 회장후보 선정과정에서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후보자에게 변경 사항을 제안했다. 우선 ‘회장’이라는 직금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한다. 급여 등의 처우 역시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