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당원들과 청와대 관계자 몸싸움... “이석기 특별사면 왜 빠졌나” 물음에 문 대통령 침묵
“이석기 의원 특별사면 왜 빠졌습니까.”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용마산 일대에서 시민들과 만나 진행한 신년 산행에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0 신년 특별사면에서 배제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민중당 당원들의 외침에 문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면서다.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마주친 8명의 민중당 중랑지역위원회 당원들은 “이석기 의원을 석방해 주십시오”, “이석기 의원 특별사면 왜 반대하셨습니까”, “벌써 7년째입니다” 등의 구호와 질문을 외쳤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이를 외치는 성치화 민중당 중랑구갑 국회의원 후보의 몸을 밀치고 입을 틀어막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정부는 2020년 신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 출범 세 번째 사면으로 총 5174명의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여기에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돼, 지사직을 잃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당장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011년 유죄가 확정됐던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도 복권됐다. 이 밖에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포함된 반면, 정치권에서 사면이 거론됐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제외되자 부당한 결정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구명위는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다시 세우겠다고 힘줘 말하면서도 말 몇 마디로 징역 9년 형을 선고받은 양심수인 이 전 의원을 감옥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명위는 “사법농단으로 인한 ‘재판 거래’의 대표적 피해자인 이 전 의원은 독방에 갇혀 있고 재심 기회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했다.
내란음모, 내란선동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 된 이 전 의원은 2015년 징역 9년이 확정돼 형기가 2년여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6444명), 올해 2월(4378명)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사면권을 행사했으나 이 전 의원은 세 번의 특사에서 모두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