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펀드’ 인식에 “부담 없다”…“정부 정책 현실화 과정에 긴 호흡 전략 집중”
‘필승코리아’ 펀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입하면서 화제가 됐고,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필승코리아펀드는 국내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공모펀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직후인 지난해 8월 출시 석 달 만에 설정액 1000억 원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펀드의 ‘선장’ 격인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필승코리아펀드의 최종 목적지까진 “아직 한참 멀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이투데이와 만난 고숭철 상무는 대통령의 펀드 가입으로 ‘문재인 펀드’를 책임지는 셈이 됐지만 “외부에서 보는 만큼 운용이 부담스럽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수익률에 대한 부담은 누가 가입했다고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며 “낮은 지수에서 출발한 펀드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고, 좋은 종목 발굴해서 수익률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필승코리아펀드(A클래스 기준)는 국내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인 12.22%를 기록했다.
그는 “펀드를 최저점에 설정하는 것이 최고지만, 이 시점에 고객들은 부진하는 증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주식형 공모펀드가 실패하는 대부분 경우가 주식이 한창 달아오를 때 출시해 고객을 유치하고, 곧바로 고점을 찍은 뒤 장기간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필승코리아펀드는 저점에 출시하고도 ‘극일’, ‘애국’이란 테마로 투자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100억 원가량 환매가 이뤄져 설정액이 1000억 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고 상무는 “차익 시현을 위한 자금 흐름이기 때문에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다는 경험을 준 것만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기초산업 분야가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정부의 꾸준한 지원만 있다면 소부장 기업의 주가가 장기적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기초산업 분야를 키우겠다는 정책 발표에 동조해서 나온 상품이기 때문에 당장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정책 현실화 과정과 함께 장기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고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의 완성은 상당 기간 후에 나타난다”며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져 펀드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일본 수출 규제에서 얻은 교훈에 따라 국내 주요 산업의 기초를 담당하는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제조라인을 다 갖추고도 최종 수요자가 발주를 지연하는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져 문 닫는 소부장 기업이 많았다”며 “필승코리아펀드가 소부장 기업에 대한 국민 관심을 불러일으켜 공공ㆍ민간 투자를 더 활성화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