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에 750명 병력 추가 파견…“미 대사관 공습 대응”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한 미국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난입해 공격하고 있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82 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의 파견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1차 파병 규모는 750여 명 수준이다. 현재 미국은 IRF와는 별개로 다른 병력도 수일 내에 파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파병 결정에 대해 “미국 직원과 시설에 대한 위협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이뤄진 예방적 조치”라며 “미국은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제82 공정사단은 긴급 파병을 위해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다. 아울러 이미 500명이 넘는 인원이 쿠웨이트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82 공정사단에 있는 4000명 여단 규모의 공수부대원은 이날 미 대사관의 습격 사태 이후 수일 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군장을 챙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오전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한 미국에 항의하는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곳이 로켓포 등 원거리 공격이 아닌 시위대에 의해 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미 대사관 앞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면서 성조기를 불태웠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수십 명의 시위대가 5m 높이의 대사관 철문을 부수고 공관 안쪽으로 진입, 입구 쪽에 불을 질렀다.

공격 직후 에스퍼 장관은 해병대 병력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으로 배치했다. 폭스뉴스는 미 국방 당국자를 인용, 100명의 해병대가 대사관 경비 강화 차원에서 급파됐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IRF 소속 750명을 배치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 공격의 배후에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와 카이스 알-카잘리가 이를 조직하고, 이란의 대리인인 하디 알 아마리와 팔레 알 파야드가 선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자신이 지목한 4명이 시위대 속에 있는 사진을 올리고, “이들 모두 우리 대사관 밖에서 촬영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