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수, 2010년대 6.9% 하락으로 주요 증시 중 최악…“국내외 기관투자자들 제 역할 하면 미래 밝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2009년 12월 31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2010년대에 상승률(배당 제외)이 마이너스(-) 6.9%를 기록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하락한 것은 중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세 배 가까이 폭등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두 배 이상 올랐고 재정위기로 휘청거렸던 유럽의 스톡스600지수도 64% 뛰었다.
최근 수년간 중국증시는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둔화로 고전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증시 버블 붕괴 이후 이런 악재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더욱 고전했다.
다른 주요국들도 오랜 기간 증시가 부진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에 허덕였던 1970년대, 일본은 버블이 끝난 1990년대가 대표적으로 부진했던 시기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성장이 견실한 가운데 증시가 최악의 성적을 올려 충격을 줬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규모를 2010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이며 최근 경기둔화에도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비록 중국증시가 2010년대 비참한 성적을 올렸지만,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올해 또는 그 이후 전망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다만 그 전제조건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역할 확대가 꼽히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유난히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높은데 이런 상황이 바뀌면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 주주수익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릭 모펫 T.로위프라이스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중국은 여전히 소매투자자가 이끄는 시장”이라며 “우리는 이런 상황이 변해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외국인의 중국주식 소유가 아직 적지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T.로위프라이스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3.1%에 불과해 미국의 22%, 일본의 30%, 영국의 38% 등 선진국 증시와 대조된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지수에 중국 본토주식이 편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펫 매니저는 또 “낮은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며 “현재 중국증시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모두 15년 평균치보다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