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계 미투’ 제자 성추행한 유명 무용가 1심서 징역 2년

입력 2020-01-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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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무용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김연학 부장판사)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 간의 아동ㆍ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검찰의 보호관찰 명령 청구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호 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위력으로 성추행한 것이 모두 인정된다”며 “피해자는 장래를 위해 피고인에게 배울 수밖에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권위가 있던 것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으로 무용에 관한 꿈을 상당 부분 접었고, 피고인에 대해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사건을 애정 문제로 치부하면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을 못 하는 상태를 알고도 애정표현을 빙자해 추행했다”며 “직업적 권위를 남용한 나머지 선을 넘어 피해자의 사적 영역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2015년 자신의 개인 연습실에서 제자인 피해자를 수 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업무고용인 관계를 이용해 자신의 보호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성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위드유는 선고 직후 “이번 유죄 판결은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비민주적 현장에 균열을 가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여긴다”며 “무용수들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무용작업 중 자신의 몸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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