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GEP) 보고서’에서 글로벌 누적 부채 수준이 1970년대 이후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다면서 글로벌 부채 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글로벌 부채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0%에 달했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의 총 부채 규모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인 GDP의 170%까지 치솟았다. 2010년 이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4%포인트나 늘었다.
보고서는 지난 50년간 1970~1989, 1990~2001, 2002~2009에 걸쳐 세 차례의 누적 부채 위기가 있었다면서 이들 위기는 금융위기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네 번째 누적 부채 위기 역시 이전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은 최근 불고 있는 전 세계 저금리 행진에 경종을 울렸다. 보고서는 “저금리가 높은 수준의 부채와 관련된 위험 일부를 경감시켰지만, 과거 역사를 보면 결국 금융위기라는 불행한 결말로 끝이 났다”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역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광범위한 금융 붕괴를 상쇄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저금리는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불확실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며 지나친 의존을 경계했다.
이 같은 글로벌 부채 위기에 대해 세계은행은 네 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엄격한 부채 관리와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 강력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셋째로는 금융부분 규제와 확실한 관리, 넷째는 효율적인 공공 자금 관리와 기업 지배구조 촉진 정책을 꼽았다.
세일라 파카르바시오글루 세계은행 부회장은 “개도국과 신흥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 법 개정, 부채와 생산성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2.4%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하향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