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역대 2번째 검사장에 올랐던 이영주(53·사법연수원 22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검사장급에서 나온 첫 사표다.
10일 이 부원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 부원장은 “6개월 전 인사 후 검찰을 떠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인사로 후임자가 와 근무를 하게 됐지만, 마음먹었던 임무를 할 수 있는 기간과 범위까지 나름으로 열심히 수행했기에 원래 예정했던 것처럼 이제 떠난다”고 했다.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부원장은 1993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춘천지검장에 부임하며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부원장은 지난해 7월 인사 때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8일 발표된 인사에서는 다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발령받았다.
그는 “지금 검찰은 큰 변화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워 보인다”며 “조직의 고위직에 있으면서 격동과 혼란의 시절에 일선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나눠 감당하지 않고서 ‘안심하고 출퇴근을 하는’ 교육기관을 전전하며 근무할 염치가 없다”고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검찰 구성원이 열정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변화를 강요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가 종종 잃어버린 ‘공정성’ 때문이고, 이는 재능이 아니라 덕성의 영역에서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직시하면 근저에 그 원인이 보이고, 해결책이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검사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에서는 박균택(54·21기) 법무연수원장과 김우현(53·23기) 수원고검장이 추 장관의 인사 단행 이전에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