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돋보기] 청호컴넷, 2009년 이후 적자 행진…매출 나도 적자 신세

입력 2020-01-15 19:00수정 2020-01-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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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컴넷의 적자가 10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누적된 손실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서 한계기업군에 속하게 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청호컴넷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60.8%다. 전년도 말 198.0%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에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서 청호컴넷은 한계기업이란 오명이 따라붙게 됐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들을 일컫는다. 특히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며 400%를 넘으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청호컴넷은 1977년 현금자동 입출금기의 제조ㆍ판매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199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청호엔터프라이스가 1대주주로 지분율은 22.83%, 여기에 청호정기와 일부 임원 지분을 더한 최대주주 지분은 31.89%다. 청호엔터프라이스는 지창배 청호컴넷 회장이 43.71%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주력 사업은 금융 자동화이며 이 밖에 자동차 부품사업, 제지사업이 있다. 금융사업 비중은 2018년까지만 해도 90%에 육박했지만 작년에 자동차 오일필터 제조 등 자동차부품 사업 매출이 크게 늘면서 40% 비중을 차지하고 금융사업은 50%대로 낮아졌다. 청호컴넷은 이 밖에 계열사 대왕제지를 통해 제지사업도 펼쳤지만 현재는 관련 사업을 중단하고 지난해 7월 최종 영업 정지를 결정했다.

청호컴넷이 마지막으로 흑자를 낸 시점은 연결기준으로는 2005년의 65억 원이 마지막이다. 또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면 2009년 10억 원 흑자를 끝으로 작년까지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개별 매출이 1035억 원에 달했지만 3년 만에 500억 원대로 반토막 났으며 작년 3분기에는 238억 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전체 매출이 크게 줄어 매출 총이익 규모가 축소된 반면 매년 판관비는 100억 원 이상씩 지출하면서 구조적인 적자 사업 형태로 변형됐다. 여기에 계열사들 역시 흑자를 내는 곳이 드물어 연결 재무제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순손실의 축적으로 결손금이 쌓이는 것과는 별개로 2017년 이후로는 자본 확충도 드물어 재무안정성도 악화하는 추세다. 청호컴넷은 2015년 일반공모 유증, 2016년 3자배정 유증 등을 통해 개별기준 자본금을 2014년 305억 원에서 이듬해 364억 원, 2016년 419억 원까지 보충했다. 이에 2016년에는 부채비율이 130.6% 수준이었지만 이후로는 자본확충 없이 손실이 계속돼 부채비율이 360%를 넘어섰다.

또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만기일인 2021년 4~5월 이전까지 실적 개선 또는 자금 확충, 주가 반등이 없다면 상환 자금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청호컴넷은 2016년 총 120억 원(3ㆍ4회차) 규모로 CB를 사모 발행했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은 최초 발행가 대비 70% 수준인 5000원대 후반까지 내려간 상태다. 현 주가가 2800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만기에 일시 상환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청호컴넷의 작년 3분기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2억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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