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는 작년 8월 도입...이번 설 CU 1300점·GS25 1000점·세븐일레븐 750점 휴무 전망
편의점 CU(씨유)에 이어 GS25가 ‘명절 당일 휴무 신청제’를 도입했다. 설 당일 문을 닫는 편의점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해 말 ‘명절 당일 휴무 신청제’를 도입했다. 당초 이 회사는 가맹 계약 당시 명절 휴무 여부를 선택하고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명절 휴무를 결정했었다. 이번 명절 휴무제도를 기반으로 현재 GS25가 집계한 설 당일 휴무 점포는 약 1000점으로 900~1000점이던 지난 추석과 비슷한 수준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계약서에서 변경되는 부분을 공문으로 경영주에게 안내했다”면서 “현재 시스템 구축 중으로 이번에는 영업팀과 협의해 (점포 휴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명절 휴업을 점주 자율에 맡긴 곳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명절 자율 휴무제’를 시행해 지난 추석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해당 제도 도입 전에는 점주가 지역영업본부와 협의를 통해 명절 당일 휴무를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제도 도입 후에는 점주 자율에 맡겨 간단한 신청만으로도 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 추석 명절 당일 미영업을 신청한 CU의 가맹점 1300여 점포는 모두 문을 닫을 수 있었다. 이는 전체 점포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최근 올해 설 당일 휴무 여부를 가맹점의 점포 전용 컴퓨터(OPC)를 통해 공고한 후 신청을 받았는데,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1300여 점포가 휴무를 신청했다.
다만, CU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점주의 휴무 요청을 CU 본사가 거부한 적은 없다”면서도 “OPC 공지를 확인 못한 점주가 많아 상생협의회를 통해 재차 접수를 요청하면 최종 집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휴무제를 정식으로 도입한 업체는 GS25와 CU뿐이다.두 곳이 먼저 도입한 배경에는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점포 수 경쟁이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GS25가 점포 수 1만3899개를 기록하며 17년 만에 CU(1만3820개)를 누르고 점포 수 선두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양 사의 점포 수 차이는 79개에 불과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자 열풍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해 3000~5000개씩 편의점 점포 수가 급증했는데, 통상 5년 계약을 고려할 때 이들 중 상당수가 올해부터 브랜드 재계약에 나선다. 최근 들어 편의점 본사가 노무·법률 상담 서비스와 희망 폐업 제도화, 점주 자녀 우선 채용 혜택 등의 점주 복지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가맹점 확보를 위해서다.
이마트24는 가맹점으로부터 16일까지 설 명절 휴무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계약 시 영업 일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간단한 신청만으로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명절 당일도 포함된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1500여 점포(전체의 약 37%)가 명절 당일 문을 닫았다.
세븐일레븐 역시 현재 명절 휴무 희망 점포를 취합 중이다. 지난 추석에는 750개 가맹점이 문을 닫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물류 등을 고려해 취합 중으로 다음 주 초께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스톱은 지난 추석과 비슷한 150여 점포가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다.
명절 당일 휴무 여부가 업계의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가맹점의 비용 부담 때문이다. 명절 당일은 매출이 좋지 않은 반면 인건비 부담은 높다. 명절 기간 매장 운영을 위해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의 출근 유인책으로 시급을 올려주는 일이 빈번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개정 표준가맹계약서’에 따라 명절 휴무를 자율에 맡기는 편의점들이 늘면서 명절 휴무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월 공정위는 명절 당일이나 직계가족 경조사 때 영업 시간을 단축해 달라고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했다. 다만, 법적으로 사용 의무가 없는 권장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