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매각전 유일한 금융지주 KB, ‘1위’ 되찾을까

입력 2020-0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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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매각전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우리금융이 불참하면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 KB금융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과 대만의 푸본생명,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대항마'로 꼽힌 우리금융이 불참하면서 KB금융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꾸준히 드러냈다. 2012년에는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단독 입찰에 성공했으나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로 인수가 무산됐다. 2018년에도 ING생명 인수를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며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KB생명이 자회사로 있으나 총자산이 10조 원에 불과하며 그룹 내 비중도 작은 편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보험 부문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산 규모 20조 원인 푸르덴셜생명을 품는다면 단번에 생보업계 ‘빅5’로 올라설 수 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도 있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KB금융은 신한금융에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품으면서 KB금융에 넘겨줬던 리딩금융 탈환에 성공했다. 다만 두 금융지주의 수익 차이가 크지 않아 재차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리딩금융 수성을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비은행 부문의 자산 및 수익 확대를 꼽는다.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총자산은 20조 원 이상으로 생명보험사 중 11위다. 지난해 3분기 1464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좋아 ‘알짜 생보사’로 평가받는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은 6월 기준 505%로 업계 1위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 이상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가는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100%다.

KB금융은 금융지주사 중 가장 탄탄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 보유 자사주 1조3000억 원에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26%로 자금 여력은 2조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자본증권 발행 및 계열사 배당까지 고려하면 조달 가능한 금액은 더 늘어난다.

한편 매각 측은 예비입찰에 응한 곳 중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군)를 선정해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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