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추모…“한국경제의 신화같은 존재”

입력 2020-01-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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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발전에 일생을 바치신 신격호 명예회장님을 기리며’ 추도사

허창수<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9일 별세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한국 경제의 신화같은 존재"였다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20일 ‘한국경제 발전에 일생을 바치신 신격호 명예회장님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통해 “변함없이 한국경제를 지켜 주실 것 같았으나 이렇게 갑자기 저희들을 떠나시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과 허전함이 밀려온다”며 “이제 회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하루”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허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끈 신화와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1967년 황무지와 다름 없던 이 땅에 처음으로 기업을 세우시고 끊임없는 도전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적인 그룹을 일구셨다”며 “가장 가난했던 이 나라에 선진화된 3차 산업을 일으키시고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강한 나라로 만드셨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고인이 유통 사업을 통해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부족하던 70년대였지만 국민들이 더 좋은 음식, 더 다양한 문화를 겪어야 행복해진다고 여기며 식품, 관광 산업의 발전을 이끄셨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진 문물을 도입하며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나라의 혈관인 유통 동맥을 손수 이으셨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국가에 누구보다 헌신한 인물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기업 보국을 말씀하시며 기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셨다”며 “국민이 즐겁고 걱정이 없어야 기업과 국가 또한 잘 된다 하시며 큰 뜻을 펼치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시며 헌신하셨다”며 “외환위기로 고통받던 시절, 대규모 외자도입으로 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시고 사유재산을 기업에 보태 경제를 구하는데 발벗고 나서셨다”고 되돌아봤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아울러 허 회장은 관광과 문화에 힘썼던 고인의 성과도 전했다. 허 회장은 “자원이 부족한 이 땅에서 나라의 새로운 산업으로 관광과 문화를 일으키셨다”며 “단순히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볼거리를 직접 만드는 관광입국(觀光立國)에 뜻을 두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수준의 호텔과 백화점을 만드셨고, 당시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를 세우셨다”며 “오늘날도 우리 아이들은 회장님의 뜻이 담긴 그곳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허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따뜻한 심성도 회고했다. 그는 “현장에 계실 때면 사람들과 어울리시는 것을 좋아하시곤 하셨다”며 “불편하거나 마음 상하는 이들이 없는지 살펴보시던 그 마음이 소외된 이들에게는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넘어 어려운 이웃들도 생각하셨다”며 “해외 구호, 의료 봉사라는 이름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치료하셨고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셨던 그 숭고한 마음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남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 속에 고인을 떠내보내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회장님의 경륜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며 “묵묵히 한국경제를 이끄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회장님께서 걸으셨던 길은 국민에게 즐거움을 전하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운 여정이었다”며 “회장님께서 꿈꾸셨던 높은 뜻이 우리나라 최고의 타워에 머물러 있듯, 회장님의 길 또한 영원토록 이 땅에 남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허 회장은 “늘 새로운 꿈을 꾸셨던 문학청년에서 한국을 이끄셨던 경제 거인에 이르기까지 회장님의 삶 전체가 대한민국 역사 속에 살아 숨 쉴 것”이라며 “후배들도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회장님의 길을 지켜 나가겠다”고 추도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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