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 표심’ 잡기 나선 여야…단순히 ‘젊음’만 청년일까

입력 2020-01-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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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청년 표심 잡기에 주력이다. ‘청년인재 영입’, ‘청년조직 개편’ 등으로 청년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여야 모두 청년과의 소통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성 정치권의 ‘소비’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외부인사 영입 10명 가운데 7명은 만 45세 미만이라며 ‘젊음’을 강조했다. 특히 어린 시절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방송에 나와 화제를 모았던 원종건 씨와 열악한 여건에서도 위험을 마다치 않는 청년 소방관 오영환 씨는 남다른 스토리텔링으로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젊음이 단순히 청년을 대표하는지는 의문이다.

정치권은 젊음을 아프지만 당연하고, 찬란하지만 방황해도 괜찮다고 정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청년 세대는 더 이상 젊음이란 핑계로 ‘낭만주의적’ 신음을 할 수 없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다. 과도한 경쟁 끝에 남는 고용 절벽과 상대적 박탈감은 청년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학자금 대출과 집값 등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식의 ‘꼰대’적 관점은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 된 지 오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체육계 미투 1호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 씨와 탈북인권 운동가 지성호 씨, 극지탐험가 남용호씨 등도 ‘미담’에만 초점이 맞춰있다. 한국당은 영입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치를 잃지 않고 지켜온 인물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청년기본법안은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한국당 없이 ‘반쪽’ 처리됐다. 청년기본법안은 한국당이 새누리당 시절 20대 국회 개원 첫날 발의한 ‘1호 법안’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당이 청년을 대하는 자세가 과연 진심인지는 돌아봐야 한다.

‘어려서 정치를 잘 모른다’는 말은 옛말이다. 요즘 청년들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비판할 줄 안다. 실제로 지금 2030은 촛불을 들고 거리와 나와 정권을 바꾼 세대다. ‘정치가 재미없어 청년들의 관심이 떨어진다’ 말도 틀렸다. 민생보다도 대결을 일삼는 기성 정치권에 거리를 둘 뿐 자신들의 ‘진짜’ 목소리를 찾는 게 이 시대의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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