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코스피, 매물 소화 속 조정 가능성…우한 폐렴으로 중국 소비주 투심↓”

입력 2020-01-2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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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이 확산하면서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23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확산이 우려된다면서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03년과 2015년 호흡기 증후군 확산으로 증시가 변동했지만 그 영향이 길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다. 다만 중국 관련 소비주에 대한 투심은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매물 소화가 이어지며 이날 코스피는 소폭 조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다음 주 이어질 실적 발표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IT(전기전자) 관련 대형주가 시장을 계속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이면서 코스피 레벨업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은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안정을 찾으며 강세를 보였다. 더불어 트럼프가 2차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자 관련 기업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 호전 또한 상승 요인이었다.

그런 가운데 유럽 증시가 트럼프의 유럽연합(EU)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하락한 점, 미 증시가 강세를 보였으나 개별 기업들의 하루 변동폭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천연가스 등 일부 상품가격의 변동폭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더불어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확진자가 급증했다고 발표했고, 중국 국영방송에서는 우한으로의 여행 중단, 우한 시민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도시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보도를 하는 등 관련 이슈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그러나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테슬라(4.09%)가 목표주가 상향 소식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급등하고, 목요일 실적을 발표하는 인텔(3.60%)도 목표주가 상향 소식에 강세를 보인 점, 애플(0.36%)이 저가형 아이폰 판매 증가 기대가 높다는 점이 부각되며 상승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관련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목들이 차익 매물 출회되며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는 매물 소화 과정 속 조정이 예상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다음주(1월 27~31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 2200~2290포인트로 제시한다. 상승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공급 △반도체 업종 실적 상향 등이고, 하락 요인은 △중국 우한시 폐렴 확산 △세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 △미국 주식시장 과열 부담 등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과열 논란에 직면했다. S&P500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6배로 2010년 이후 최상단 수준이다. S&P500이 밸류에이션 부담과 단기 과열에 따라 기간 조정을 보일 경우 코스피 상승 속도도 완만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 유동성 랠리에 쏠린 눈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향해 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보다 레포 시장 개입 및 재정증권 매입 등 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한 판단에 쏠려 있다. 뉴욕 연준은 2월에도 레포 시장 개입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최대 공급 규모를 기존 3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이 유동성 랠리 성격을 보인 만큼 연준 유동성 공급 환경이 변화할지 여부가 주식시장에 중요한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1월 FOMC 이후에도 레포 시장 개입과 재정증권 매입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우한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은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를 떠올리게 하는 파급력과 전염성을 갖고 있다. 과거 사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최초로 보고된 2003년 2월 14일부터 베이징 여행 자제 철회(6월 24일)까지 4개월간 진행됐다.

이 기간동안 세계 주식시장과 S&P500 지수는 최초 보고일로부터 각각 4.2%, 2.0%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홍콩 항셍 지수와 코스피 최대 하락률은 각각 8.3%, 10.5%를 기록한 바 있다. 전염병 당사국인 아시아 지역 주식시장의 낙폭이 컸지만 2003년 상반기 중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 마감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사스는 주식시장에 한 달 내외 영향을 주는 것에 그쳤다. 우한시 폐렴도 확산 초반이란 점에서 향후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결국 펀더멘탈로 회귀했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 시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는 11.8배를 상회하며 부담에 직면했다. 다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바닥을 탈피해 완만히 반등하고 있고, S&P500 상대 PER도 2010년 이후 평균 수준이다.

1월 FOMC가 무사히 지나간다면 기업이익 회복과 1분기 수출 증가율 개선에 따라 코스피의 완만한 상승을 기대한다. 기존 주도주인 IT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의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가 투자심리에 부담일 수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해당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예상 매도 규모가 시총 대비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 주도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 불안감은 다소 완화됐다. 중국 보건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확산 방지 대책을 공개했고, WHO 와 홍콩, 대만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뜻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사망자가 17명으로 증가했고, 감염자 수도 54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의 향방은 현재로써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 정부의 대응의지와 국제공조를 감안하면 2003 년 사스(SARS) 사태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가가 하루만에 안정을 되찾은 이유다.

중국 춘절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심이 높아진 점은 악재다. 특히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의 기대가 높은 시점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외국인 방문객은 133만 명에서 75만 명으로 급감한 바 있다.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춘절 특수가 기대되던 중국 관련 소비주(면세점, 화장품, 의류 등)의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장의 펀더멘털은 훼손된 것이 없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완화됐고, 올해 국내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여전하다. 연준의 시장의 단기 유동성을 안정시키기 위한 보유자산 매입도 계속되고 있다. 경기가 적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다음 주 1월 28~29일 FOMC에서 이 같은 기조가 재확인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가 중요하다. 과거 사스(SARS) 사태로 재현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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