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첫 여성 대통령 탄생...환경법 전문가로 고위 법관 출신

입력 2020-01-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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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3) 최고행정법원장 겸 국가협의회 의장이 22일(현지시간) 그리스 첫 여성 대통령에 선출됐다. 신화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국회에서 열린 승인투표에서 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3) 최고행정법원장 겸 국가협의회 의장이 차기 대통령에 선출됐다. 재적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261표, 반대 33표로 승인에 필요한 200표를 넘겼다. 그리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3월 13일 공식 취임해 5년 임기에 들어간다.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오늘은 그리스를 위해 매우 중요한 날”이라면서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탁월한 법관이자 새 시대로의 이행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초타키스 총리는 사켈라로풀루 의장을 차기 대통령에 지명하면서 그리스 사회 변화의 출발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스는 총리가 대통령 후보자를 지명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의 사켈라로풀루 지명은 내각 고위직에 참여한 여성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였다. 현 내각의 18개 장관 가운데 여성은 1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그리스는 유럽연합(EU) 가운데 고위직 여성 정치인 비중이 적은 나라다. 2017년 그리스 성평등지수가 EU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17년 그리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12% 이상이었다.

여론조사 기관 MRB가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여성 대통령 탄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대통령이라는 점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환경법과 헌법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평생 사법부에서 근무한 정통 법관이다. 또 내각 자문기구인 국가협의회의 첫 여성 의장이기도 하다.

사켈라로풀루는 야당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급진좌파연합당(SYRIZA)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그녀에 대해 훌륭한 판사이며 인권 옹호가라고 말했다.

사켈라로풀루는 의회 승인 투표 직후 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 이주민을 3대 정책 과제로 꼽고, 국제적 협력을 끌어내고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10년 넘게 금융위기 후폭풍에 시달리며 해법을 놓고 끝없는 정쟁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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