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일본, 전세기 띄우는 등 발병지서 대피 행렬…문 걸어잠근 홍콩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중국 전역을 거쳐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로 퍼져 나갔다. 최근에는 지구 반대편까지 확산, 미국에서도 총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다수의 국가가 바이러스 발병지인 중국 우한시로부터 자국민을 빼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전세기로 우한시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절차에 착수했다. 당장 이달 28일 전세기 한 대가 영사관 직원 등을 태우고 중국 우한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예정이다. 다만 국무부는 좌석이 제한적인 만큼 감염의 우려가 큰 시민들에게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현재 우한시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1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프랑스 정부 또한 전세기를 통해 자국민을 본국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프랑스에서 현재 3명의 환자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녜스 뷔쟁 보건장관은 이날 “우한에 있는 프랑스 국민들은 중국 당국과의 합의에 따라 항공기 편으로 본국으로 바로 송환될 것”이라며 “송환은 이번 주 중반에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도 우한에 머무는 자국민을 귀국시키는 방안을 포함해 자국민을 보호하는 대책을 중국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국 정부와 협의해 희망자를 전원 일본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 정부가 이르면 28일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보낼 방침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28일 이 신종 바이러스를 법률에 따라 강제 조치가 가능한 ‘지정감염증’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지정감염증으로 지정되면, 환자에게 감염증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에 입원하도록 권고하거나 이를 따르지 않을 시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다. 또 환자에게 일정 기간 업무를 쉬도록 지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화권인 홍콩은 문을 걸어 잠갔다. 홍콩정부는 지난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발병지인 후베이성에서 온 사람들의 입경을 차단하기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27일 오전 0시부터 후베이성 거주자, 혹은 최근 2주간 이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입경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이 밖에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호주와 자국민 감염 사례가 없는 영국, 러시아 등이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 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