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폐렴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28일 증시 전문가들은 폐렴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증시 하락 요인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주와 관광 관련주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조정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을 IT(정보기술) 및 전기전자 관련주의 저점 매수 시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는 우한 폐렴 확산을 빌미로 최근 상승폭이 컸던 종목 위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 특히 경제 활동 위축 우려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91%나 크게 하락하는 등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높았던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가 이번 사태로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등 경기 둔화 이슈가 유입된 점도 부담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춘절 첫날 이동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8%나 급감했다고 발표하고, 춘절 연휴를 연장하는 등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그동안 주식시장 강세를 이끌었던 부분이 1 차 미/중 무역협상 타결로 심리지표 개선 기대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 시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감안하면 1개 분기 정도의 영향을 받은 이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주식시장은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할 때 조정을 보이다 환자 발생 속도가 완만하게 느려질 때부터는 반등에 성공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기업실적, 그리고 춘절 이후 중국 정부의 행보에 대한 기대가 유입되며 조정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윤보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본격 확산된 지난주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당사국인 중국과 홍콩 증시는 다른 주요국 증시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한국 등 감염 사실이 확인된 국가들의 증시 또한 최근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대부분 업종이 전주 대비 하락한 가운데, 호텔/레저서비스와 화장품/의류/완구 등 중국 소비 및 관광 관련 업종 주가 흐름이 다른 업종 대비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미뤄 미중 무역협정 이후 증시 내 낙관 심리가 확산된 상황에서 현 사태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우한 폐렴의 확진자 대비 사망률은 2~3% 수준으로, 과거 사스(9.6%) 및 메르스(34.5%) 대비 낮은 수준이나, 확진자 규모가 과거 유행성 질병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우려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설 연휴기간동안 중국 당국이 국내외 모든 단체 관광 업무 중단을 선언하고 일부 지방정부는 우한 폐렴 대응을 위한 춘절 연휴 연장을 결정한 상황이다. 사드 사태 이후 최근 회복세를 지속해온 중국 관광객 규모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숙박, 레저, 화장품 등 국내 관련 업종 내 종목들의 피해 또한 단기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설 연휴와 중국의 춘절 기간 동안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증시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늘어났다. 중국의 소비위축→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의 우려가 높아졌고, 나아가 글로벌 제품과 서비스의 교역 감소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시점인 만큼, 중국 관련 소비주(면세점, 화장품, 의류 등)의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이 있는 시점에서 암초를 만났다. 단기상승은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익실현의 빌미를 주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당분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단기조정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제외하고, 시장의 펀더멘털은 훼손된 것이 없다.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전염병이 시장의 방향을 바꾸진 못한다. 펀더멘털은 변한게 없는만큼, 현재의 주가하락은 중장기적 매수 기회다. 특히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던 주도주(미국 테크주, 국내 반도체 등)는 향후에도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인만큼 이들에 대한 매수기회로 노려볼만 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1월 국내 증시는 이란 지정학적 리스크란 돌발 악재에 당황스러운 출발을 보였지만, 반도체 업종 중심의 저력을 재확인하며 연말 상승흐름을 이어간 한 달이었다.
이로써 4년 연속 1월 효과를 경험한 국내증시는 주요국 주식시장 대비 상대성과 측면에 있어서도 우위를 기록하며 2020년 연간 흐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연말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면 중국 소비주, 배터리 관련주 등 매수세의 확산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를 재개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월 국내 증시는 기술적이고 밸류에이션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 주요지수와 반도체 업종으로 치우쳐진 국내증시 상승은 분명 기술적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세계경제를 짓눌러 왔던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단계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상장기업의 실적회복에 대한 가시성도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방향성 전환을 의식할 정도의 가치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월 KOSPI 예상 밴드는 2150~2300포인트로 제시한다. 예상밴드는 전월보다 소폭 상향된 수준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1월 추세의 연장을 예상한다. 2월에는 IT, 인터넷, 게임, 자동차, 제약 등을 Top-pick으로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