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KFC, 우한 등지에서 매장 문 닫아…“중국 최고 경제 이벤트 ‘춘제 성수기’ 못 누려”
중국에서 3000명 가까운 신종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소매업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진단했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는 중국 최대 명절이자 최고의 성수기인 춘제(설날) 시즌에 터져 기업들이 더욱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을 포함해 전역에서 약 15개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봉쇄해 5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갇혀 있는 상태라고 CNN은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춘제가 끝나면서 사람들이 이동, 신종 코로나가 더욱 확산하는 것을 우려해 춘제 연휴를 이달 30일에서 내달 2일로 공식 연장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것도 주저하게 돼 춘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기업들도 정부의 신종 코로나 확산 억제 정책에 동참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주말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매장 문을 닫고 배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이번 발표로 영향을 받는 매장은 90곳에 달한다.
KFC와 피자헛 등을 운영하는 얌차이나는 우한시 매장 문을 닫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도 우한시와 인근 후베이성 4개 도시에서 매장을 폐쇄했다.
월트디즈니도 상하이와 홍콩 디즈니랜드 문을 닫았다. 디즈니는 ‘쥐의 해’를 맞이해 춘제 기간 자사 대표적인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로 대대적인 이벤트를 펼치려 했는데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럭셔리 업체들도 일반적으로 최고의 쇼핑시즌이었던 춘제 기간 오히려 판매 감소 우려에 부딪혔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 브랜드를 보유한 케어링, 명품 시계 브랜드 리치몬트 등 명품업체 주가가 지난주 5% 이상 하락했다.
우한에 커다란 입지를 확보했던 제조업체들도 신종 코로나 대응에 고민하고 있다. 르노는 지난주 이번 이슈에 대해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조는 지난 25일 트위터로 “우한 지역에 있는 외국인 직원과 가족들을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며 “우리 합작사의 중국인 직원들을 돌보기 위한 방법들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란쳇 중국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 사태는 중국 입장에서 최악의 시기에 터졌다”며 “춘제는 지난해 1500억 달러(약 176조 원)의 소비지출이 발생한 중국에서 가장 큰 단일 경제 이벤트다. 이에 이번 사태가 내포한 경제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류샤오밍 중국 교통운수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춘제 당일인 25일 중국 전역의 여행횟수가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며 “비행기와 기차를 이용한 여행횟수는 41% 급감했다”고 말했다.
IHG와 메리어트, 아코르 등 글로벌 메이저 호텔체인들은 오는 2월 8일까지 중화권에서 호텔 예약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세이퍼시픽과 콴타스 등 항공사들도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승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예약 취소 시 전액 환불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