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재입찰 공고…삼성물산 등 새 건설사 참여 관건
서울 강북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다시 시작된다. 과열 수주 경쟁으로 시공사 입찰 무효와 검찰 수사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지만 총 사업비만 7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정비사업장이다 보니 향후 펼쳐질 수주전 양상과 결과에 벌써부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다음달 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에 나선다. 이어 13일 현장설명회, 3월 27일 입찰공고 마감 등을 거친 뒤 5월 16일 시공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일단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기존 입찰 건설사 3곳은 과잉 수주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재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의 입찰은 어느 정도 예정됐던 만큼 이번 수주전의 흥행 여부는 신규 건설사 참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도 최근 다시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등장한 삼성물산 등 신규 건설사의 참여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참여 건설사들이 제시한 특화설계안이 백지가 된 상황인 데다 검찰 조사까지 간 이들 건설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탓이다.
하지만 특화설계 불가 등 정부의 강경 기조가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신규 건설사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한남3구역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도 입찰 건설사 3곳이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등을 위반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한남3구역의 경우 향후에도 위반 사실이 적발된다면 엄중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남3구역 조합 측은 국토부와 서울시의 지적 사항을 고려해 입찰 공고문을 낸다는 입장이나, 일부 조합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시공사 입찰제안서 평가지침까지 내놓았다.
결국 기존 참여 3사의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들 건설사 간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 첫 서울 재건축 사업장에서 한 차례 맞붙었던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또 한번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한남3구역과 함께 강북권 한강변 정비사업의 주요 단지로 꼽히는 한남하이츠를 놓고 경쟁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한남하이츠 수주전에서 강북권 최초로 현대건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한남하이츠 수주에 적극 나섰으나 조합 예정가격보다 100억 원 이상 낮은 공사비를 내세운 GS건설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수차례 수주 경쟁에 나서며 한번씩 승패를 주고 받았다”며 “이미 한남하이츠를 빼앗긴 현대건설이 향후 강북권 한강변 정비사업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한남3구역을 꼭 잡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양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를 허물고 기반시설과 5816가구(일반분양 4940가구)를 짓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공사비만 2조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