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기준 감염자 수는 중국 약 8000명, 태국 14명, 일본 11명, 홍콩과 싱가포르 각각 10명 등이며, 국내에는 6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이번 우한 폐렴은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메르스와 주로 비교된다. 메르스(MERS)는 2015년 5월 국내에 첫 발병, 6월부터 9월까지 크게 확산했으며 10월까지 총 감염자 186명, 사망자 36명이 발생했다.
NH투자증권은 당시 메르스 확산이 국가적인 불행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손해보험사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의원 방문이 줄어들면서(의료비 청구 감소) 손보사 장기 위험손해율이 크게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당시 손해보험 4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의 영업일당 위험손해율(=위험손해율/영업일수)은 5월 3.9~4.9%에서 6월 3.5~4.4%로 각각 0.4~0.6%포인트 하락(영업일수 21일 가정 시 손해율 8~12%포인트 하락 효과)했다. 특히 당시 실손 비중이 높았던 2위권사에 더 뚜렷한 효과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게다가 당시 메르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이후 장기 위험손해율은 다시 상승하긴 했으나,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며 “이는 보험업계의 적극적인 언더라이팅 강화와 요율 인상 효과 덕분이긴 하나, 메르스 여파에 따른 보건위생 경각심 고취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 메르스 효과가 단지 3개월 이슈만은 아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손해보험 업황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의료비 급증에 따른 장기 위험손해율 상승으로,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기는 하나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의 단초를 제공할 가능성은 있다”며 “적어도 1분기에는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 효과가 일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손보업계 근본적인 업황 개선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으나 이번 우한 폐렴이 손해보험사에 단기 호재로는 작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