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WHO ‘비상사태 선언’에 먹구름 더욱 짙어져…생산·소비 모든 면에서 타격

입력 2020-01-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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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여행·무역 제한 반대했지만 각국 경계 수준 상향 확실시…중국 감속이 세계 전체에 영향 미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중국 내 모든 매장을 잠정 폐쇄한 가운데 30일(현지시간) 경비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항저우의 이케아 매장 앞을 지키고 있다. 항저우/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WHO는 비상사태 선언에도 중국인의 여행이나 무역을 제한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나 각국은 비상사태 선언을 계기로 검역을 더욱 강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더욱 침체시켜 생산과 소비 등 모든 면에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글로벌 경제도 동반 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3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WHO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문가에 의한 긴급위원회 회의를 소집, 협의 결과를 토대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는 이번 신종 코로나 감염이 국제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상사태에 따라 회원국은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24시간 이내 WHO에 통보하고 공항 등에서의 검역 강화와 여행 제한 등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또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협력 태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선언이 나오기 전부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잇따라 대책을 시행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영국 브리티시항공 등 전 세계 주요 항공사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커피점 체인 스타벅스는 중국 매장의 절반 이상의 문을 닫았다. 스웨덴 가구유통업체 이케아는 일시적으로 중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 진원지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을 여행경보 4단계 중 2번째로 위험도가 큰 ‘수준3(여행 중지 권고)’으로 지정했으며 중국 기타 지역은 주의를 요하는 ‘수준1’로 설정했다. 비상사태 선언으로 이런 조치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과거 비상사태 선언을 살펴보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중남미에서 2016년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하자 WHO는 같은 해 2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증상이 나오는 사람은 한정적이었지만 임신부가 걸리면 신생아에게 위험이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 3월에는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을 권한다”고 발표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그다음 해 보고서에서 여행과 교역이 위축되면서 중남미에서 180억 달러(약 21조38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WHO는 2014~16년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시에도 WHO는 사람의 이동이나 무역 제한에 대해서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포가 확산하면서 선언 직후부터 아프리카 각국에서 검역과 격리 등 독자적인 조치가 잇따랐으며 심지어 군대를 동원한 나라도 등장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이런 혼란에 휩쓸리면서 시에라리온 등 각국에서 약 22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일어났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막대한 피해다.

이번에도 각국은 경계수위를 높일 것이 확실하다. 중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이미 경기둔화 수렁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교통 및 무역 요충지인 우한이 봉쇄되는 등 더욱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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