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나며 이들이 다녀간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임시 휴업에 나섰다. 소비자 건강과 안전을 위한 임시 휴업인 만큼 유통업체들은 애초 예고한 임시 휴업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휴업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춘절이 두 차례 연기돼 10일로 미뤄지면서 명절을 쇠고 한국에 입국할 중국인과 7만 명이 넘는 유학생 귀국이 예고된 만큼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우려가 있어 유통업계 전반에 영업 비상이 걸렸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전날 국내 12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지난 20일과 27일 두 차례 서울 장충동 서울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보건당국에서 통보받고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신라면세점 측 관계자는 “임시 휴업 기간을 따로 정하진 않았고, 방역 작업 후 영업을 재개해도 된다고 판단되면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12번째 환자가 다녀간 CGV 부천역점도 전날 임시 휴업에 나섰다. CGV 부천역점은 확진자 방문 사실을 확인한 직후인 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영업을 중단하고 오후 7시 10분께 모든 고객을 퇴장시켰다. 12번째 환자는 일본에 체류하며 관광가이드 업무를 하다 지난달 19일 입국한 중국인 남성으로, 일본 내 확진 환자를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 군산점은 국내 8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지난달 31일부터 휴무에 들어갔다. 이마트 군산점은 31일 오후 6시부터 영업장을 폐쇄하고 소독과 방역 작업을 시행했다. 이마트 군산점은 애초 임시 휴업을 1일까지 예정했지만, 군산시와 협의해 2일까지 휴업을 연장하고 방역에 힘쓰기로 했다. 이마트는 12번째 확진자와 14번째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부천점도 임시휴업했다.
국내 5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녀간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31일 밤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5번째 확진자는 성신여대 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그는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국내 3번째·6번째 확진 환자가 거쳐 간 서울 강남의 음식점 한일관도 5일까지 영업장을 임시 휴업한다.
3번째 환자가 다녀간 GS25 한강잠원 1호점과 스타벅스 일산식사점, 일산에 있는 본죽 정발산점과 강남에 위치한 본죽 도산대로점은 정상 운영 중이다.
GS25 한강잠원 1호점은 GS리테일 본사 직영점으로, GS24는 이 매장에 자체 소독과 방역 조치를 내렸다. 또 전국 점포 매장 근무자에게 마스크 착용 권고 공문을 발송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다녀간) 해당 점포는 소독하고 정상운영 중”이라며 “해당 점포 점원은 무증상자였지만, 우선 자가격리를 한 후 검사를 진행해 음성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확진 환자가 다녀간 매장을 자체적으로 소독 방역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확진 환자와 접촉한 직원은 자체 휴무하도록 했다. 전국 점포 근무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와서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밀착 접촉이 아니라 일반 접촉인 만큼 근무자 파트너들이 출근해도 된다고 했지만, 동 시간대 근무자 모두 자택으로 보내 유급 휴가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본죽 정발산점은 보건소 지침에 따라 방역과 소독 조치를 완료했다. 본죽은 전국 가맹점에 질병관리본부에서 배포한 예방 지침을 전달해 손 세척법과 기침 교육 등을 강조했다. 본죽 도산대로점은 3번째 환자와 접촉한 직원을 자가 격리 조치한 대신 매장은 정상 영업 중이다. 본죽 측 관계자는 “당시 매장에 없던 직원을 중심으로 정상 영업 중”이라며 “보건소 확인 결과 이상이 없어서 정상운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 이들이 거쳐 간 영업장마다 폐쇄 조처가 내려지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치에 따라 임시 휴업하고 소독, 방역을 시행하지만, 영업이 재개된다고 해도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는 인식이 커진 만큼 언론에 오르내리는 업체들은 영업 비상이 걸린 것과 다름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