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연휴 종료와 함께 시장 혼란 발생 방지하려는 의도…“외환시장도 적극 개입, 위안화 안정 나설 듯”
중국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 대응책의 일환으로 이날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중에 1조2000억 위안(약 205조 원)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전에 자금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드물다. 그만큼 춘제 연휴 종료와 함께 시장에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또 지난 주말 성명을 통해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과 기타 신종 코로나 영향을 받는 지역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시중은행들이 대출 상환을 요구하지 말고 오히려 더 많은 자금을 빌려주라고 지시했다. 또 야간 선물거래를 중지시켰으며 일부 주식담보계약을 연장하도록 했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바이러스 통제가 긴급한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자원 흐름을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전염병이 통제되고 나면 경제회복을 위해 인프라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의 이날 유동성 공급은 2004년 이후 일일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현지에서 1조 위안 이상의 단기부채가 이날 상환 기일을 맞이해 실제 유동성 공급효과는 1500억 위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화교은행(OCBC)의 토미 셰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인민은행은 일부 유연성을 유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투자심리가 더욱 나빠지면 이번 주에 또 다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이날 중국 증시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여전히 불충분할 수 있지만 세계적인 시장 혼란은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악시코프의 스티븐 이네스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인민은행 조처는 임시방편 수준을 훨씬 웃도는 규모”라며 “아울러 인민은행은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기에 충분한 조치를 거듭 강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춘제 연휴로 중국 본토시장이 문을 닫은 지난달 23일 이후 역외위안화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약 1% 떨어져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이 올해 처음으로 붕괴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중국증시 선물은 같은 기간 7.5% 급락했다.
그러나 이날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주달러화 가치가 장 초반 미국 달러화 대비 0.1%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은 중국 금융당국 대응에 일부 안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아직 시장이 안심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4.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