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한 유통업계의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확진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매장들은 문을 닫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의 격리조치 등이 이어지며 임시휴업에 따른 매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삼가는 이른바 ‘은둔형 소비자’가 늘면서 당분간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외식업체의 고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매장별 직접 손실액은 크지 않지만 유통업계 전반에 발생한 직간접적인 피해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면세점의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월 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많이 찾는 소공동 본점은 매출이 30%가량 하락하며 신종 코로나직격탄을 맞았다. 신세계 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12.6%, 8.5% 줄었다.
유커와 보따리상(따이공)이 주고객인 면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임시휴업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예년보다 3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서울 시내 면세점의 경우 하루 매출 감소액이 100억~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알려지며 이들이 방문한 매장의 타격도 크다. 이마트는 군산점과 부천점이 각각 사흘간 문을 닫으며 한 달 매출의 10%가량을 반납해야 했다.
이마트 측은 “개별 점포의 매출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한 달 중 사흘간 영업을 중단한 데 따른 매출 감소는 있을 것”이라며 “고객 안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선제적으로 방역체계를 구축했고 전 매장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CGV도 성신여대점과 부천역점의 임시휴업에 따른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2일까지 사흘간 영업을 중단한 CGV 성신여대점은 관객이 몰리는 주말 영업을 반납했다. 성신여대점은 554석 규모로 CGV영화관 가운데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다. CGV의 주말 평균 객석률은 30%, 주중 평균 객석률은 10%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닫은 성신여대점은 영화티켓 수입만 수백만 원을 날린 상황이다. 여기에 부대시설에서 소비되는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손실 추정액은 3000~4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2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부천역점의 매출 손실까지 더할 경우 CGV의 손실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부천역점은 성신여대점보다 2배 이상 큰 1204석을 보유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매장에서의 매출 손실보다 소비자 안전에 무게를 둔 결정이었다”면서 “철저한 검역을 통해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와 본죽은 그나마 영업손실이 덜한 편이다. 스타벅스 정발산점은 확진자와 접촉한 3명의 직원이 격리된 데 따른 유급휴가비용 정도만이 손실로 기록된 상황이며 본죽 역시 환진자 접촉 직원 1명이 근무하기 어려워 영업시간을 오후 2시까지로 축소했다. 해당 본죽 매장은 영업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데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는 ‘은둔형 소비자’가 더욱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커머스의 온라인 장보기와 생활용품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위메프에서는 지난 주말 온라인 장보기 매출이 3.6배 늘었고 11번가도 생필품 거래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