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례정당 ‘미래한국당’ 두고 여야 ‘신경전’

입력 2020-02-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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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1당 고수' 흔들릴 수 있어…한국당 "미래한국당, 합법적 절차"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맡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3월 19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주요 당직자 임명장을 수여 받는 한선교 의원 모습.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여야 간 신경전이 절정에 달했다. 4ㆍ15 총선에 처음 도입될 연동형비례대표제 때문에 '1당'에 대한 표 계산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4선 한선교 의원이 미래한국당 대표로 추대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를 직접 제안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정당 위반법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발끈하며 "의원 꿔주기의 원조는 더불어민주당이다"며 민주당 저격에 나섰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은 우리 당의 자매정당으로서 앞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모하고 우리 당과 정치적 목적을 함께 할 정당"이라며 "미래한국당의 설립 과정은 현재 정당법, 헌법, 법률에 의한 완벽한 합법적 절차를 갖췄다"고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의원 꿔주기'라며 정당법 위반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의원 꿔주기의 원조는 민주당"이라며 "과거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해 멀쩡하게 설립된 정당에 의원을 꿔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동한 의원들은 당시 언론에 '연어가 되어 돌아오겠다'고 맹세했고, 자민련으로 갔다가 실제로 돌아왔다"면서 "이런 정당에서 합법적으로 설립돼 활동을 시작하려는 정당에 대해 왜 막말을 퍼붓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은 김대중 정부 시기인 2000년 12월 여당 시절 자당 의원 4명을 자민련에 입당시켰다. 당시 자민련의 국회의원 수는 국회법이 정한 교섭단체 정족수 20명에 3명 모자랐다. 그러자 새천년민주당은 자민련에 두 차례에 걸쳐 의원 4명을 보냈다.

김 정책위의장은 "우리 당 지지자들이 우리의 자매정당임을 인식하고 그 자매정당에 투표하기를 홍보해야 하는데 사실 홍보 방법 마땅치 않았다"면서 "그런데 민주당과 정의당 등 여타 위성정당에서 이렇게 훼방을 놓고 욕을 해대니 자연스럽게 홍보가 돼서 그것은 참 다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과거 새천년민주당의 한 갈래였던 대안신당은 한국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의원 꿔주기의 원조는 DJP연합이라고 둘러댔으나 궤변이다"며 "DJP연합은 집권 후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동정부 형태로 정권을 유지했던 연정이지 한국당 위성정당처럼 표를 얻어보겠다는 꼼수와는 다르다"고 했다. 선거 연대 측면에서 미래한국당과 당시 DJP연합의 취지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비판이다.

여야가 한국당 위성비례정당에 주목하는 이유는 총선에 처음 도입될 연동형비례대표제 때문이다.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의 기호를 앞번호로 받기 위해 총선 불출마자를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의 당적을 미래한국당으로 옮기려는 전략을 시도 중이다. 비례의석을 대거 확보하고 일부 지역구에서 선전하면 '여당의 1당 고수'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 20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었다. 국민의당은 38석으로 3당이 됐다. 이중 비례대표는 새누리당이 17석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13석씩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의석에 많아야 7석 정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 6석이 줄어드는 셈이다. 호남지역 등에서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영남지역과 충청권 의석을 지켜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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