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회사 기업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히트가 지난해 최대실적을 올리면서 증권가에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2조∼4조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빅히트 실적 발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879억 원, 영업이익은 975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아직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3대 기획사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빅히트의 영업이익은 3대 기획사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SM(461억 원), JYP(399억 원), YG(-71억 원)이다. 지난해 빅히트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YG를 제외한 SM과 JYP의 1.13배 수준이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SM과 JYP의 시가총액 합계(1조6741억 원)에 1.13배를 적용하면 빅히트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8917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순이익에 동종업계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추산해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할 때 SM과 JYP의 PER은 각각 36.61배, 25.31배로 나타났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3대 기획사의 PER 수준은 약 19∼31배다.
과거 3대 기획사의 PER가 40배 수준을 넘나들었던 점을 고려해 증권가는 빅히트 몸값에 PER 20∼40배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빅히트가 지난해 순이익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975억 원)에 준하는 순이익을 냈다고 가정한다면 빅히트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9500억∼3조9000억 원에 달한다.
또 BTS가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PER를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도 나온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몸값은 최소 PER 30배 이상, 최대 50배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상 시가총액은 3조∼4조5000억 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경우 소속 아티스트 중 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BTS의 입대 문제가 남아 있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보수적 시각에서 빅히트의 몸값은 2조 원대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지난달 말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빅히트가 연초부터 상장 채비에 나선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방시혁 대표는 이날 공개한 기업설명회 영상에서 “다양한 사업 전개를 위해 투자재원의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며 “최근 기업공개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