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권 확보해 저렴한 비용으로 확산..'GX-188E+키트루다' 2상 올해 종료 및 내년 조건부 허가 신청..면역항암제 하이루킨-7도 임상개발 가속화 및 기술이전 추진
제넥신이 중국에서 개발된 PD-1 면역관문억제제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DNA백신 GX-188E와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은 올해 2상을 완료하고 2021년 조건부 허가신청에 돌입한다.
성영철 제넥신 대표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서 임상 3상이 끝난 PD-1 면역관문억제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환자들이 저렴하게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의 '티비티', 헝루이제약의 '캄렐리주맙', 준시바이오사이언스의 '투오이', 베이진의 '티슬레리주맙' 등 자체개발한 PD-(L)1 면역관문억제제가 4종이 이미 허가를 받았으며 상하이 헨리우스바이오텍 등 다수의 바이오텍이 PD-(L)1 면역관문억제제의 후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데 투오이의 경우 옵디보 미국 가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이뮨온시아가 지난해 PD-L1 면역관문억제제 1상을 마쳤고, 올해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올해 PD-1 면역관문억제제 1상에 진입을 예고하는 등 상업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환자들은 고가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 대표는 "현재 국내 허가받는 면역관문억제제들은 너무 고가여서 중국의 기술을 도입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허가를 위해서는 브릿지 임상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지난해 11월 제넥신 대표이사로 4년 만에 복귀한 바 있다. 그는 "창업자가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안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물러났는데 핵심 기술과 제품의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복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제넥신의 성장을 위해 집중투자할 파이프라인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GX-188E'와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을 꼽았다. 먼저 자궁경부암 DNA 백신 'GX-188E'는 올해 2상을 완료하고 2021년 본격 상용화 절차를 밟는다. GX-188E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16 또는 18형에 감염돼 발병하는 자궁경부암을 치료하는 백신으로 현재 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2상이 진행중이다.
제넥신은 GX-188E를 통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는 사업성을 이유로 추가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키트루다와의 병용임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키트루다가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12.2%(PD-L1 발현율 1% 이상은 14.3%)에 불과하다. 하지만 GX-188E와 키트루다 병용은 당초 계획된 환자(28명)의 80%가량 투여한 중간결과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ORR을 크게(수배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임상 결과는 오는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협회(AACR)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성 대표는 "GX-188E+키트루다 병용임상이 고무적인 결과를 보인만큼 임상 규모를 60명까지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2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 2021년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넥신의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도 올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한다. 미국 관계사인 네오이뮨텍과 함께 개발하는 하이루킨-7은 단백질 엔지니어링 기술로 안정화시킨 IL-7(Interleukin-7) 분자와 지속형 플랫폼 hyFc 특허기술을 생물학적으로 융합한 T세포 성장인자다. 하이루킨-7은 T세포 면역을 지속성 있게 증대 및 활성화시켜 암 및 암으로 인한 림프구감소증(lymphophenia)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 대표는 "하이루킨-7은 세상에 없는 약으로 우리 파이프라인 중 가장 큰 임팩트를 가진다"면서 "특히 'silent killer'라는 별명을 가진 림프구감소증을 극복하는 신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신은 현재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이루킨-7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1b/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올해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하이루킨-7과 화학치료를 병행하는 임상 2b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미국 관계사 네오이뮨텍 역시 로슈/제넨텍, MSD, NIH(National Cancer Insitiutute) 등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과 하이루킨-7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성 대표는 "올해 하이루킨-7의 기술이전 등 의미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넥신은 최근 이종장기이식을 연구하는 제넨바이오 최대주주 등극, 에스씨엠생명과학과의 미국 합작법인인 코이뮨(CoImmune, Inc.)을 통한 이탈리아의 CAR-CIK 개발기업 포뮬라(Formula Pharmaceuticals, Inc.)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성 대표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인프라 뿐 아니라 노하우 등의 무형의 가치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서 "하이루킨-7 등 우리의 파이프라인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