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국 교민, 구호 물품 확보ㆍ경제 문제 등 어려움 호소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인해 부족한 구호 물품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국 내 한국 교민을 위로하고 "어려운 시기 중국을 도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중국한국인회 연합회 관계자 11명과 면담했다.
박 시장은 "국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반중 증세, 혐오 증세때문에 교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와 함께 혐오라는 바이러스도 퇴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전 서울시가 메르스로 관광객 발길이 끊어져 어려웠을 때 북경시에서 특별사절단으로 대규모 관광단을 보내줬다"며 "도시간 우호 관계, 도시 외교, 도시 의리가 있는데 북경·충칭시 등 5개 자매우호도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박원우 중국한국인회 총엽합회 회장은 "교민이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중국에서 구급품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1차적으로 필요한 마스크, 손세정제 등이 없어 면티셔츠를 잘라 사용하거나 알코올, 50도 술로 소독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중국에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거치면 거의 한달 동안 공장을 못 돌리는데 교민 대다수가 자영업자이자 중소상인이어서 경제적 타격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신종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5년전 사드 사태, 미중 무역 전쟁 1년, 올초부터 바이러스까지 덮쳐 중국 내 한국인들이 버틸 수 있는 한계치가 넘어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환 천진한국인회 회장 역시 "중국에서는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가 책임지게 돼 있고, 공장을 운영하려면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종업원에게 나눠줘야 해서 많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급여, 복리비 등 고정비를 생각하면 자금난을 겪을 것"이라고 경제적 문제를 언급했다.
양재경 충칭한국인회 회장은 "충칭은 우한 인접 지역이어서 감염자가 많아 교통 수단이 다 막혀 있어 유령 도시나 다름없다"며 "대형 마트 몇 군데와 약국을 제외하고는 다 막혀 있는데, 마스크 등 구호 물품이라도 빨리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김관식 광저우한국인회 회장 역시 "마스크는 오염되면 버리고 새로 써야 하는데 부족하다 보니 계속 쓰게 되고 감염에 노출된다"며 "현재 중국이 2차 잠복기인 2월 20일까지 교통망을 막아놔 자본이 열악한 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박 시장은 "마스크 생산 기업에서 하루 천만 개를 생산하는데도 실제 유통단계에서 매점매석, 실종이 발생해 소바지 손에 닿기 힘들다"며 단속 강화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이어 "서울시 차원은 물론 정부에도 요청해 가능하면 교민회, 중국 정부 등 공식적인 창구로 전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교민의 경제적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며 "서울시와 중국한국인회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 교민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교민은 한중 양국 민간외교사절로 굉장이 중요한 존재"라며 "한국의 경제적 파트너 1위인 중국과 힘을 합치고 위기를 극복해 더 좋은 국가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