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중국 공장 가동 줄줄이 재연장...세계 공급망 차질 우려
이번 주(10~14일)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중국 정부가 연장했던 춘제 연휴가 9일(현지시간)로 끝났다. 이로써 중국 기업들이 10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그러나 공장 재가동 시기를 연장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어 세계 공급망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EMS) 업체 훙하이정밀공업은 산하 폭스콘테크놀로지그룹이 운영하는 선전과 정저우 공장 2곳의 가동을 다시 연기할 예정이다. 폭스콘의 선전 공장은 원래 10일에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정부의 위생 당국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직원 기숙사와 식당 통기성이 좋지 않아 신종 코로나 감염 확대 위험이 높다며 조업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폭스콘은 10일 재개 예정이던 허난성 정저우시에 있는 공장도 가동을 또 연기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현지 정부의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정저우 공장은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최대 조립 거점이어서 공장 폐쇄가 장기화하면 아이폰의 출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독일 폭스바겐도 중국 일부 공장의 조업 재개 시기를 17일로 다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폭스바겐은 춘제 연휴가 끝나는 3일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로 직원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정상 가동에 차질이 생겼다.
한편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는 예정대로 10일부터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첫 중국 공장이 있는 상하이시가 8일 테슬라의 생산 재개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덕분이다. 앞서 테슬라는 신종코로나로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신형 ‘모델3’ 출고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일 주가가 17% 넘게 주저앉았다. 이외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도 10일부터 조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현지 통신장비업체 ZTE도 마찬가지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가동 재연장에 따라 중국 경제 둔화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매년 3월 개최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한다. 일반적으로는 전년 12월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도부가 승인한 목표를 전인대에서 발표하는 형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6% 안팎’으로 설정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목표치는 ‘6.0~6.5%’였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12월 결정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번 1분기 중국 GDP 증가율을 4.5%로 예상했다. 1분기에 신종 코로나를 잡지 못하면 올해 성장률이 6% 밑으로 떨어져 ‘바오류(保六·성장률 6%대 유지)’가 붕괴하게 된다.
반면 10일 이후 신종 코로나 확산이 둔화하는 신호가 나온다면, 주가가 빠르게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는 11일 하원에서, 12일에는 상원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진단과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자산매입 정책 관련한 언급에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신종 코로나의 경기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연준은 지난주 공개한 통화정책보고서에서도 신종 코로나가 경제 전망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도 이어진다. 민주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오는 11일 열린다. 지난주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선두를 기록하는 파장을 일으켰지만, 개표 과정의 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햄프셔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강세인 지역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부티지지의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이 연설한다. 11일에는 12월 구인·이직 보고서가 나온다. 파월 의장의 하원 증언이 예정됐다. 12일에는 파월 의장이 상원에서 증언한다. 하커 총재 등이 연설할 예정이다. 13일에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나온다. 14일에는 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수출입 물가지수, 12월 기업재고 등이 발표된다. 2월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