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글로벌 증시가 긴장한 가운데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조 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961개 설정액은 7일 기준 54조3355억 원으로 연초 이후 2조32억 원 줄었다.
유형별로는 액티브 펀드 575개에서 4529억 원, 인덱스 펀드 386개에서 1조5503억 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인덱스 펀드가 올해 들어 순유출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최근 3개월로 집계 기간을 확대하면 액티브 펀드에서 1조1624억 원이 빠져나갔지만 인덱스 펀드에 1조7069억 원이 들어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전체적으로 총 5445억 원 순유입을 기록하게 됐다.
상품별로는 연초 이후에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455억 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441억 원)’ 등 배당주 펀드에서 돈이 많이 빠졌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연초 이후 2626억 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이 기간 3조2879억 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특히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에서만 같은 기간 2234억 원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반면 글로벌 펀드(2357억 원), 북미 펀드(635억 원) 등에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 781개 전체로는 269억 원 순유입됐다.
수익률을 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1%로 플러스다. 그러나 최근 3개월(6.17%), 6개월(20.80%) 평균 수익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중국 펀드 평균 수익률은 -1.8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북미 펀드(3.52%), 글로벌 펀드(3.39%)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이에 따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1월 중반까지는 미국ㆍ이란 간 긴장 관계 고조에도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에 따른 기대로 위험자산이 상대적인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 중후반 이후 신종코로나 사태 확산이 위험자산의 차익 실현 욕구를 끌어내는 가운데 채권,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군으로 자본 이동이 거세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